최상의 교역파트너 북한과 비즈니스하기 / 홍재화 지음 / 좋은책만들기 / 1만6000원
남북교역이 재개된다면 어느정도의 교류협력이 가능해질까? 종전과는 달리 보다 광범위하고 적극적인 교역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팽배하다.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와 관계정상화를 위해 직접 담판을 벌이는데다 김정은 체제의 개방의지가 여느 때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남북교역은 늘 불안정한 가운데 이뤄져 왔다. 늘 발전의 문턱에서 정치의 벽을 넘지 못하고 축소되거나 중단되는 사태를 반복해 왔다. 개성공단에 투자진출했던 기업이나 북한에서 물자를 반입하던 개인 무역상들은 큰 손해를 보고 손을 털어야 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한반도 비핵화가 이루어진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35년 가까이 무역업을 하고 있는 저자 홍재화 씨는 <최상의 교역 파트너 북한과 비즈니스 하기>에서 이제 정치적 측면이 아닌 사업적 측면에서 남북경협을 볼 때가 되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사업적 시각은 중소제조·무역업 사장들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는 전제에서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남북관계는 평화 유지를 위해 거시적인 안목을 중시했다. 저자는 앞으로는 미시적인 활동을 펼칠 때라고 주장한다. 10년 전 많은 기업들이 북한사람 마음이 남한사람 마음과 같을 것이라고 믿고 순진하게 들어갔다가 빈손으로 나온 경우가 많았던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미시적인 활동을 중시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홍재화 씨는 '이념은 이념이고, 민족은 민족이고, 사업은 사업이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이 책을 저술했다. 홍씨는 KOTRA에 다니다가 무역회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35년 가까이 무역 분야에서 일한 경험을 나누기 위해 컬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박람회와 마케팅』,『무역&오퍼상 무작정 따라하기』,『해외무역 첫걸음 당신도 수출 쉽게 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은 어떻게 움직이는가?』등 10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그가 북한을 시너지 효과가 큰 최상의 교역 파트너로 인식하는 것은 북한의 노동력과 남한의 자본과 기술력이 조화를 이룰 경우 일본과 중국 사이에 낀 샌드위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남한 5천만명, 북한 2500만명의 인구가 합쳐진 7500만명의 인구는 세계 19위 국가가 되며, 지금보다 내수시장이 50퍼센트 커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점도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조건이다.
1945년 이후 남북이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로 분리되어 살아오면서 문화적/사회행동적 관점에서 어느 정도 차이가 발생하기는 했지만 서로간의 소통에 문제를 일으킬 정도는 아닌 것도 큰 장점이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사이의 문화 차이에 따른 시행착오는 남한사람들이 중국 개방시기에 물밀듯이 중국으로 몰려가 투자했다가 큰코다친 사례들을 살펴보면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북한은 남한 기업의 생산기지로 최적의 환경을 갖춘 곳이다.
저자는 한반도 비핵화가 이뤄지면서 남북경제 교류가 재개되면 새로운 한반도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남북간의 물류 흐름이 다시 이어지면 남한에 닫혀 있던 만주와 시베리아로의 길이 열리고 북한에 닫혀 있던 태평양과 동남아로의 길이 열린다.
이 경우 한반도는 대륙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해양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된다. 따라서 한반도는 부산항과 목포항을 중심으로 한 해상무역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 한국은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랜드브리지로 세계에서 가장 큰 대륙인 유라시아와 가장 큰 바다인 태평양을 결합시키는 중심지가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남북교역 재개가 불러 올 변화는 물론 구체적이고 상세한 비즈니스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북한시장 진입시 주의할 점과 기업 내부상황, 남북교역 경영리스크를 짚어보고 있다. 공산주의식 관료주의,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문제점과 열악한 사업환경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조언하고 있다.
북한의 경제체제와 무역관리 제도, 남북경제의 중요한 문제인 대금결제, 그리고 남북교역의 혼란스러운 파트너 장마당 경제와 복잡다단한 가격체계, 유통체계, 생산체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북한시장 조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북한과의 교역품목 선정시 검토할 사항, 그리고 북한 판매용 유망품목과 남한 판매용 유망품목을 짚어보고 있다.
남북교역이 소상인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동대문 의류시장, 대북 중고차 비즈니스, 건설 중장비 부품, 반자동기계 등 소상공인들의 사업 기회도 상세하게 제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