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과 진행하고 있는 무역 전쟁이 다양한 스마트폰 디자인을 선호하는 미국 소비자들의 이익을 침해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의 IT전문 매체 더 버지(The Verge)는 올해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2019는 접는 스마트폰의 경연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은 공개된 시제품의 대부분을 구매는 물론 구경조차 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MWC2019는 화웨이의 세련된 메이트X에서부터 샤오미의 트리플 폴딩(세겹으로 접히는) 모델, TCL의 드래곤 힌지, 오포의 프로토타입(시제품), 로욜의 플렉스 파이까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접는 스마트폰 전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미국의 제품은 단 하나도 없었고 이는 애플이 이러한 차세대 디자인에서 중국이나 한국 기업들에 뒤쳐져 있다는 증거라고도 할 수 있다. 현재 미국에서 공식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 하나뿐이다.
이는 전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미국 밖에서 제조된 멋진 전화들은 시장수요나 무역협정, 기타 복잡한 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해 미국으로 수입되는데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으며 특히 중-미 무역전쟁은 심각한 제약요인이 되고 있다.
미국의 여러 정보기관들은 중국의 통신회사들을 불신하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지만 이는 흥미롭고 새로운 휴대전화를 원하는 미국 소비자들을 외면하는 처사로 시장의 경쟁을 삼성전자와 애플로 한정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특히 오포나 화웨이의 단말기는 다른 회사의 주력모델과 같은 사양이나 기능을 탑재하고 있음에도 가격은 훨씬 저렴해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의 시장점유율은 급격히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시장점유율에서 화웨이는 세계 2위, 샤오미는 4위, 오포는 5위에 올라있지만 미국의 경우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애플 54%, 삼성전자 22%로 양사가 76%로 과점상태며 세계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LG가 12%로 3위에 올라있다.
미국 휴대전화의 디자인은 노치를 중심으로 하는 아이폰X 스타일이 대부분이다. 다른 업체와의 경쟁이 없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노치를 없앤 삼성전자의 '인피니티-O' 디자인 S10 시리즈는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치열한 휴대전화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경우 기술의 속도와 실험 속도가 너무 빨라 이미 노치 디자인을 뛰어 넘어 참신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이 넘치고 있다.
흑백 색상의 지루한 전화기 대신 햇빛에 반짝이는 네온 색상 그라디언트 색이 있는가 하면 노치를 싫어하는 소비자를 위해 필요할 때만 나타나도록 하는 팝업카메라 휴대폰, 듀얼 스크린에 포트를 완전히 제거한 양면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제품도 있다.
모두 실용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삼성전자와 애플의 하드웨어 디자인은 이들에 비하면 너무나 평범한 수준이다. 접는 스마트폰 또한 마찬가지로 중국과의 분쟁이 계속되는 한 갤럭시 폴드만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은 5G가 도입될 경우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단말기 공급업체와 통신사들의 협력관계가 구축되지 않으면 아무리 뛰어난 제품이라도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전원만 들어오는 먹통 전화기라는 의미다.
화웨이는 지난해 CES2018(소비자 가전박람회)에서 AT&T와 메이트10 프로를 판매하기 위한 계약 발표 직전에 있었지만 보안문제를 앞세운 정부압력으로 물러서야 했고 버라이존 역시 포기했다고 전해진다.
매체는 “중국 휴대전화 업체들의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고 이제 삼성전자나 LG전자, 애플은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다만 미국 소비자들의 뒷맛은 개운치 않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