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IB수수료 18.6%↑…부동산PF 등 채무보증 급증 영향
인수·주선 부문은 미래에셋대우, 매수·합병은 KB증권 부각
증권사들이 수익구조 다각화를 위해 IB부문 공략에 사활을 거는 가운데 메리츠종금증권이 지난해 2년 연속 3000억원대 수익을 기록하며 선두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50개 증권사의 별도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IB관련 수수료 수익은 2조5648억2000만원으로 전년 2조1633억4000만원 대비 18.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문별로는 인수 및 주선 수수료 수익은 미래에셋대우, 매수 및 합병 수수료 수익은 KB증권,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 수익에선 메리츠종금증권이 선두에 올랐다.
이번 조사의 IB수수료 수익은 인수 및 주선 수수료, 매수 및 합병 수수료,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의 합으로 산정했다. 금융감독원은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와 관련성이 높은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 수익을 지난해 증권사 연간 실적부터 IB부문 수수료 수익으로 분류한바 있다.
증권사들의 IB수수료 수익이 20% 가까이 증가한데는 채무보증수수료 수익 증가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는 1조788억5000억원으로 전년 8021억8000만원보다 34.4%나 급증하며 1조원을 돌파했다. 인수 및 주선 수수료 수익 증가율 6.6%와 매수 및 합병 수수료 수익 증가율 12.6%보다 크게 상회하며 IB수수료 수익 개선을 이끌었다.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가 급증한데는 최근 증권사들이 수익다각화의 수단으로 부동산PF 금융 시장에 적극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PF는 건설사 사업 시행시 사업권을 담보로 금융사에서 돈을 빌리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건설사가 미래에 지어질 건물, 토지 가치에 대한 담보로 채권 발행 시 보증을 서면 그 대가로 채무보증수수료를 받으며 수익을 내고 있다. 증권사 채무보증수수료 수익 중 부동산PF가 차지하는 비중은 7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별 증권사들 중에선 메리츠종금증권이 지난해 IB 수수료로 3008억6000만원의 수익을 올리며 선두에 올랐고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KB증권이 뒤를 이었다.
이 부문 1위에 오른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IB수수료로 2017년 3006억원 대비 소폭 증가한 3008억6000만원의 수익을 올려 2년 연속 3000억원을 넘게 벌어들였다. 이 증권사의 전체 수수료 수익 4495억8000만원 중 66.9%에 달하는 수익을 IB관련 수수료가 기여했다.
이 증권사는 전통적인 부동산금융의 강자답게 부동산PF 등 채무보증 수수료 수익에서 2113억원을 벌어 들였다. 인수 및 주선 수수료 167억원, 매수 및 합병 수수료로 727억80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최근 자기자본이 늘어나며 취급하는 딜 자체의 규모가 커졌다”며 “ 부동산금융 뿐 아니라 부동산 이외의 IB부문에서도 수익 다각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인수 및 주선 수수료 수익에 강점을 보이며 IB수수료 수익 2위에 올랐다. 이 증권사는 지난해 IB수수료로 전년 2187억9000만원 보다 2.0% 늘은 2232억10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인수 및 주선 수수료로 전년 736억원보다 62.9% 급증한 1199억2000만원을 벌어들여 이 부문 선두에 올랐다. 채무보증 수수료로도 1028억2000만원의 수익을 올려 큰 비중을 차지했다. 매수 및 합병 수수료 수익은 전년 282억5000만원 대비 크게 줄은 4억7000만원의 수익을 올리는데 그쳤다.
한국투자증권은 IB수수료 각 부문별로 고르게 우수한 수익을 올리며 업계 3위에 올랐다. 이 증권사는 IB수수료로 전년 1741억6000만원 대비 16.9% 늘은 2035억7000만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인수 및 주선 수수료 764억원(3위), 매수 및 합병 수수료 596억원(3위), 채무보증수수료로 675억원(5위)의 수익을 올려 전 부문 상위권에 올랐다.
하나금융투자는 채무보증수수료 수익을 급격히 늘리며 업계 4위에 올랐다. 이 증권사는 지난해 IB수수료 수익 2006억2000만원을 기록해 전년 990억8000만원 대비 배 이상 증가했다.
인수 및 주선 수수료와 매수 합병 수수료 부문 수익이 전년대비 각각 218억원, 335억원이나 크게 줄었음에도 채무보증수수료로만 전년대비 1568억원이나 수익을 더 올리며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지난해 5000억원 규모의 광명 의료복합클러스터 조성사업, 620억원의 용인 스마트시티 및 아트투어랜드 개발사업 등 부동산PF 관련 굴직한 딜을 다수 성사시킨 영향이 컸다.
KB증권은 지난해 IB수수료로 1975억1000만원의 수익을 올리며 이 부문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증권사는 매수 및 합병 수수료로 업계에서 가장 많은 741억5000만원, 인수 및 주선 수수료로도 두 번째로 많은 886억8000만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채무보증수수료 수익은 346억9000만원이었다.
6~10위권엔 NH투자증권(1092억5000만원, 6위), 현대차증권(965억9000만원, 7위), 한화투자증권(964억7000만원, 8위), 삼성증권(901억3000만원, 9위), 하이투자증권(880억4000만원, 10위)이 이름을 올렸다.
NH투자증권은 인수 및 주선 수수료 부문 4위, 매수 및 합병 수수료 부문 6위에 오르며 강점을 나타냈다. 삼성증권은 인수 및 주선 수수료, 현대차·한화투자·하이투자증권은 채무보증 수수료 수익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11위인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IB수수료 수익이 804억원으로 전년 537억9000만원보다 49.5% 급증했지만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대형증권사 중에선 가장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
키움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전년대비 이 부문 수익 증가율이 가장 높은 증권사로 조사됐다.
온라인증권사로 수탁수수료 비중이 키움증권은 IB수수료 수익도 크게 늘렸다. 이 증권사의 IB수수료 수익은 전년 388억4000만원 보다 배 이상 늘은 795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순위도 전년 19위보다 7계단 상승한 12위를 기록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전년 232억3000만원보다 253.3%나 급증한 747억8000만원의 IB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채무보증수수료에서 515억5000만원의 수익을 벌어들인 영향이 컸다. 전년 24위에서 13위로 11계단 껑충 뛰어올랐다.
이밖에 KTB투자증권(694억3000만원, 14위), 교보증권(687억원, 15위), SK증권(555억1000만원, 16위), DB금융투자(545억1000만원, 17위), 유안타증권(541억7000만원, 18위), 대신증권(494억5000만원, 19위), IBK투자증권(481억7000만원, 20위)이 2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