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 연합뉴스 제공)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와 증권거래세 인하, 미세먼지 추경 등의 경제정책을 놓고 기획재정부가 외부 압력에 의해 방향성을 상실, 우왕좌왕하고 있다는 야당 의원의 질책이 쏟아졌다.
엄용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기재부·국세청·관세청·조달청·통계청의 업무보고 자리에서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 증권거래세 인하, 추경 등 현안에 대한 대응을 보면 기재부 컨트롤타워가 조직 안에 있는지, 밖에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엄 의원은 "지난 4일 기재부에서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점진적으로 축소하겠다고 발표해놓고 이후 당정협의에서 이를 번복했다. 증권거래세 인하는 13일까지는 반대입장을 가지고 있다가 21일 다시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며 "10일 이내에 입장을 번복했다. BH(청와대)에서 재촉하니까 인하를 한다고 발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증권거래세는 상장주식인지, 비상장주식인지에 따라 다르다. 단발적으로 인하를 검토할 것이 아니고,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미세먼지 대응도 처음에는 기존 재원으로 하겠다고 하다가 근래 10조원 규모의 추경 얘기가 나온다. 이래서 시장이 정부를 신뢰하겠냐"라고 질책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이전부터 축소해왔다. 저는 축소하겠다는 기조를 말한 것이고 폐지하겠단 얘기는 한 번도 하지 않았다"며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를 연장하지 않고 폐지한다고 언론에 보도되면서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홍 부총리는 "증권거래세는 지난 1월 제가 하향조정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기재부가 신중한 입장을 취했지만 증권거래세가 예년에 비해 많이 걷혔고, 나름대로는 세수 측면보다는 시장의 요구를 검토할 필요가 있었다고 판단했다"며 "입장을 번복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 역시 미세먼지 추경과 관련해 "미세먼지는 이미 있었던 문제고 지난해 본예산을 편성할 때 했어야 했다"며 "추경이 국가재정법에 명시된 재난과 대량실업, 경제침체 중에 어디에 해당하냐"고 따져물었다.
홍 부총리는 "사회재난에 해당한다. 실업 문제도 있다"고 답했고, 김 의원은 "대량실업이 발생했냐"고 따지자, 홍 부총리는 "실업 문제가 심각하다"고 맞받아쳤다.
김 의원은 "예산으로 언제까지 실업 문제를 풀 수 있겠나. 전문가들은 민간에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한다"며 "경제팀이 그동안 분배론을 성장론으로 포장한 소득주도성장을 앞세우다가 경제지표가 안 좋아지니까, 경제정책의 자신감을 상실하고 좌충우돌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정부 정책이 방향성 없이 우왕좌왕한다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일반음식점 등록한 유흥업소 관리" 주문…국세청 "지자체·경찰 협조할 것"
일부 의원은 클럽 아레나와 버닝썬 등으로 일파만파 퍼진 클럽의 성매매, 마약유통, 폭행, 탈세 등에 대해서 국세청과 관세청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심기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술과 노래, 춤, 유흥종사자가 있는 유흥주점인데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되어 개별소비세 과세 대상이 아닌 업소가 많다. 서울시 협조를 받아 서울시내 클럽을 확인해보니까 중과세를 피하기 위해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한 업체가 많았다"며 "최근 화제가 되는 버닝썬은 일 매출이 수억원이다. 그 중에서도 현금거래가 40%"라고 설명했다.
심 의원은 "이들 업소의 탈세규모가 굉장히 크다. 아레나와 버닝썬 등이 법망을 교묘히 피해서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하고 비호세력을 등에 업고 마약유통, 성매매, 탈세 등 불법 온상이 되어 왔다"며 "자지체와 긴밀한 협조 체제를 구축해서 차단 방안을 마련할 생각이 있느냐"라고 질의했다.
해외출장으로 불참한 한승희 국세청장을 대신해 출석한 이은항 국세청 차장은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한 클럽의 유흥행위는 파악하기 곤란하다"며 "지자체와 경찰과 협조해서 관리를 강화해나가겠다. 버닝썬과 같은 불법 유흥업소에 대한 세원관리를 강화하고 탈루혐의가 있는 부분은 엄정 대응해나가겠다"고 답변했다.
심 의원은 관세청을 향해 "버닝썬 사태로 먀약 관련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해외직구를 통한 마약유입이 폭증하고 있는데, 이것이 모두 세관을 통해서 들어오는 것이다. 관세청이 (먀약유통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문 관세청장은 "인터넷으로 구입한 마약은 특송우편으로 들어오는데 전부 다 보고는 있다. 인터넷으로 마약을 유통하는 사이트는 관세청이 차단하기 힘들고, 국내로 들어오는 것을 통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일부를 선별해 개장검사를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