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반등으로 트레이딩·상품 수익 개선 뚜렷
지난해 1분기 순익 8479억원에 비해 19% 감소
주요 증권사들의 올해1분기 실적이 바닥을 치고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올 들어 주가지수 반등으로 거래대금이 유입되고 ELS 발행·조기상환 규모도 크게 늘어나는 등 트레이딩 및 상품 운용 수익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인데다 IB부문에서도 대체투자를 중심으로 다양한 딜들이 이뤄진 덕분이다.
10일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현대차증권, 하이투자증권이 예측한 올 1분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6개 증권사의 1분기 당기순이익 예상 평균치 합은 6886억5000만원으로 전분기 1684억6000만원 대비 308.8% 급증할 것으로 예측됐다.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보였던 지난해 1분기 순익 8478억8000만원 보다는 18.8% 감소하지만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보였던 지난해 4분기의 부진에선 벗어난다는 것.
전문가들은 올 들어 증시가 반등하고 거래대금도 유입되면서 전 분기 부진했던 트레이딩과 상품 손익에서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월 2일 2010.00에서 3월 말 2140.67로 6.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669.37에서 729.31로 9%가 올랐다.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시장의 1분기 일평균 거래대금도 9조4337억원으로 전분기 8조8281억원 대비 6.9%가 증가했다.
현대차증권 정태준 연구원은 “1분기 일평균 거래대금, 신용공여 잔고가 전분기 대비 각각 6.9%, 10.4% 증가했다”며 “브로커리지, PI부문의 회복도 두드러져 전분기 대비 순수수료이익은 12.7% 늘어나고 트레이딩·상품손익의 적자 폭도 크게 축소될 것”이라 설명했다.
ELS, DLS 등 파생상품의 발행액과 조기상환 규모가 큰 폭 증가하고 대체투자 등 IB부문이 견조한 흐름을 보인점도 1분기 실적 반등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또 연중 한번 진행되는 배당금 수익이 1분기에 잡혔고 3월 채권금리 하락에 따라 채권 평가이익도 발생한 점도 이유로 풀이된다.
신한금융투자 임희연 연구원은 “1분기 ELS·DLS 조기상환은 18.1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64.3% 증가했고 전년 16.6조원 대비해서도 8.8% 늘어났다”며 “ELS·DLS 신규 발행 또한 21.6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39.6%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 신동하 연구원은 “증권사 지분 보유 자산 관련 배당금 수익이 이번 분기 인식된다는 점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이라며 “IB 부문의 경우 전 분기 기저가 높지만 이번 분기에도 대체 투자를 중심으로 다양한 딜들이 진행 된 점을 감안할 때 견조한 수익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조사대상 6개 증권사 중 5개 증권사가 전 분기 대비 높은 수준의 순익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4분기 급격한 실적 악화를 보인 증권사일수록 1분기 반등 폭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투자증권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한국금융지주의 1분기 순익은 1315억~1930억원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전분기 19억7000만원 대비 6575%~9698%나 급증하는 것.
지난해 4분기 대규모 평가손실로 인식했던 한국투자파트너스의 평가이익이 회복되고 카카오뱅크 역시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의 각 부문 수익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하이투자증권 강승건 연구원은 “브로커리지 점유율 상승, 코웨이 인수금융 수익 인식 등으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IB 수익이 전분기 대비 각각 5.9%, 6.8% 증가할 것”이라며 “계열사 펀드 평가이익, 채권금리 급락에 따른 채권평가이익 인식도 반영돼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도 87.1%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하반기들어 급격한 실적 악화를 보인 미래에셋대우의 1분기 순익은 1268억~1410억원으로 전분기 278억3000만원 대비 356%~407% 급증하며 뚜렷한 실적 회복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신동하 연구원은 “미래에셋대우는 1분기 뉴욕 타임스퀘어 개발사업 등 대형 딜들의 수익이 인식돼 IB 실적이 양호하고 운용 실적 개선도 보일 것”이라며 “희망 퇴직 등으로 야기된 비용 증가는 미래에셋생명 지분 취득에 따른 염가매수차익으로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ELS 트레이딩 손익 개선, 서울스퀘어·삼성SDS타워 등 각종 딜의 수익 인식, 현대오토에버, 드림텍 등 IPO 수수료 수익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 103억9000만원 대비 814%~1016% 늘어난 1분기 716억~1160억원의 순익을 올릴 것으로 예측됐다.
삼성증권은 1분기 순익이 1000억~1051억원으로 전분기 372억4000만원 대비 169%~18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임희연 연구원은 “삼성증권은 1분기 IPO 관련 손익이 일회성으로 인식됐을 것으로 보이고 트레이딩 부문의 호조도 예상된다”며 “ELS 자체 헤지 비중이 90%로 높은 만큼 최근 조기상환 급증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전분기 217억5000만원의 적자를 보였던 키움증권은 올해 1분기엔 718억~910억원의 순익을 올려 흑자전환 할 것으로 예상됐다. ELS 조기상환 증가, 우리은행 지분 배당수익, PI 투자자산 평가이익 확대 등의 영향으로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의 큰 폭 증가가 전망되는 것.
메리츠종금증권은 1분기 순익으로 1110억~1121억원을 벌어들여 5분기 연속 순익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분기 1127억8000만원 대비 1.6%~0.6% 소폭 감소하지만 전년 1019억8000만원 보다는 오히려 8.8%~9.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증권사는 증시가 불황이든 호황이든 1000억대의 순익을 꾸준히 유지하며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증권사가 브로커리지 비중이 낮고 부동산금융, IB 등 차별화된 수익 구조를 바탕으로 증시변동성의 영향을 덜받아 안정적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