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주년 대담가진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2주년을 하루 앞둔 9일 KBS와의 특집 대담에서 "촛불민심에 의해 탄생한 정부에 색깔론을 더해서 좌파독재라고 규정한 데 대해 참 뭐라고 말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촛불민심에 의해 탄생한 정부에 색깔론을 더해서 좌파독재라고 규정짓는 것은 참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밤 취임 2주년을 맞아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된 KBS와의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서 다만 "극단적 표현을 쓰기는 했지만 그것도 하나의 정치적 행위라고 본다면 여야 간 정치적 대립은 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패스트트랙 문제로 여야 정치권이 이렇게 대치하는 것은 국민 입장에서는 참으로 답답한 국면이 아닐 수 없다"며 "다수 의석이 독주하지 못하게 하고 야당이 물리적으로 저지하지 못하도록 한 게 패스트트랙이라는 해법"이라고 설명했다.
선거법 개정-공수처법-검·경수사권 패스트트랙 지정을 둘러싸고 경색 국면에 빠진 국회 상황을 두고 자유한국당에서 '좌파 독재'라고 규탄하고 있는 점에 대해 문 대통령이 직접적인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민생 법안이 많이 있고 추경 문제도 논의해야 해 여야정 상설 국정협의체를 가동해야한다"며 "다시 새로운 대화로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지난 2일 사회원로와의 간담회에서 '先적폐청산 後협치' 원칙을 밝혔다는 진행자의 해석에 대해 문 대통령은 "그렇게 말한 사실이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사회 일각에서 적폐 수사를 끝내고 통합으로 가자고 해 제 견해를 말한 것"이라며 "적폐수사 재판은 이전 정부가 시작해 우리 정부는 기획하거나 관여하지 않았고, 살아있는 수사를 통제할 수 없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또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국정농단이나 사법농단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헌법 파괴적 일이라 그 일에 대해 타협하기는 어렵다"고 지속적인 적폐청산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법농단·국정농단을 바라보는 시각과 입장차가 달라 협치에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는 소회를 말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논의에 문무일 검찰총장이 '민주주의에 위배'라고 언급하는 등 검찰의 반발에 대해선 "패스트트랙은 법안 통과가 아닌 법안 상정"이라며 "국회에서 두루 여론 수렴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밝히며 "검찰도 법률 전문 집단이고 수사기관이기 때문에 충분히 자신의 의견을 밝힐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분명하게 검찰에게 말하고 싶은 건 공수처법안, 수사권조정은 지금까지 검찰이 사정기구로서 본연의 역할을 다 하지 못했기 때문에 개혁방안으로 논의된 것"이라며 "검찰은 스스로 개혁할 수 있는 많은 기회들을 지금까지 놓쳐왔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개혁의 당사자이고, 그래서 '(검찰내)셀프개혁'은 안 된다는 게 국민의 보편적 생각이므로 검찰이 보다 겸허한 자세를 가져야한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법무부장관과 행자부장관 사이에 공수처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는데 이번에 패스트트랙에 합의하기 위해 일부 수정된 부분이 있다"며 "그 가운데 검찰의 피의자 신분조서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부분은 검찰로서는 우려 될 만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공판중심주의를 강화한다는 측면에서는 필요하지만 우리 사법체계가 그 단계까지 충분히 준비됐느냐는 더 논의가 필요하다"며 "법원 측 의견도 들어볼 필요가 있고 다양한 의견수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권력기관 개혁 추진의 핵심인 조국 민정수석의 거취 문제와 관련한 물음에 문 대통령은 "민정수석의 중요한 책무가 인사검증도 포함되지만 권력기관 개혁도 있다"며 "정부 차원서 할 수 있는 개혁은 다 했지만 법제화하는 과정이 남아 있는데, 그것까지 성공적으로 마쳐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조 수석에게 정치를 권유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그것은 당사자의 의사결정"이라고 말해 조 수석에 대한 거취 문제는 당분간 거론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