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재정의 기능이 효율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강도 높은 지출구조조정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국세수입이 최근 3년(2016~2018년) 간 빠르게 증가하면서 예산상 계획을 크게 초과하는 이른바 '세수풍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국세수입 진도율이 떨어지면서 세입여건 기상도에 먹구름이 가득하기에, 불필요한 사업을 줄이는 식의 '예산 다이어트'를 과감히 단행하라는 것이다.
KDI는 22일 발표한 '2019년 상반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세수입 실적은 78조원으로, 1년 전에 비해 8000억원이 줄었다. 세율이 인상된 법인세를 제외한 대부분의 세목에서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연간 목표세수 대비 징수실적을 뜻하는 세수진도율도 같은 기간 29.4%에서 26.4%로 떨어졌다.
'세수부족'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 KDI는 "세수부족이 발생했던 시기의 국세수입 진도율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임을 감안할 때, 금년에 대규모 세입결손 등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세수결손이 발생한 2013년, 2014년, 2015년의 1분기 국세수입 실적은 47조1000억원, 48조7000억원, 50조2000억원이었다.
그러나 세입여건 악화 우려는 제기되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작년에 비해 낮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KDI는 내수·수출 위축을 이유로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작년(2.7%) 낮은 2.4%로 제시했다.
부가가치세 지방소비세분 인상, 유류세 인하 등 최근의 세법개정도 국세수입을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KDI는 "최근 경제 여건을 고려하면 국세수입의 증가세가 당분간 둔화되는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향후 세입 여건을 면밀히 주시하는 한편, 재정지출을 효율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함으로써 중장기 재정여력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세부 지출항목을 면밀하게 검토해서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할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현재 6조7000억원(미세먼지 대응 등 국민안전 분야 2조2000억원, 선제적 경기대응·민생경제 긴급지원 분야 4조5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논의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KDI는 "경기의 하방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추경을 편성할 때에는, 비경직적인 성격의 지출을 우선적으로 고려함으로써 중장기 재정부담이 확대될 우려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통화정책과 관련 "낮은 물가상승세와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음을 감안해 확장적인 기조로 운용하는 가운데, 경제여건 변화에 충분히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통화당국은 물가안정목표의 의미와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면서 시장과 소통하고, 목표보다 낮은 물가상승률이 장기화됨에 따라 경제주체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낮은 수준으로 고착되는 현상이 발생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