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 경제에 대해 작년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소비 증가폭이 줄어들고 투자 감소폭은 확대되는 등 내수가 둔화된 상황에서 성장을 떠받쳐 온 수출까지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반도체 수요 회복의 지연 등이 우리 경제의 성장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하강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22일 KDI가 발표한 '2019년 상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2.4%로 제시됐다. 이는 작년 경제성장률(2.7%, 잠정치)보다 0.3%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성장률 후퇴엔 내수와 수출이 모두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영향을 끼쳤다.
올해와 내년 민간소비는 각각 2.2%, 2.4% 증가(전년대비)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2.8%)보다 낮은 증가율이다. KDI는 "가계소득 증대정책의 긍정적 영향에도 불구하고, 낮은 성장세, 가계 원리금 상환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는 올해(-4.8%) 부진한 모습을 보인 후, 내년(3.5%)엔 수출 회복과 함께 일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KDI의 진단. 건설투자는 올해 마이너스 4.3% 증가율에 이어, 내년(-3.1%)에도 개선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수출 증가율은 1.6%로 전년(4.2%)에 비해 크게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중국 등 주요 수출대상국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우리 산업의 전반적인 수출경쟁력도 저하되는 영향을 받아서다. 내년(4.4%)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라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 경상수지 전망치는 582억달러로 지난해(764억달러)보다 182억 달러 낮은 수준이었다.
소비자물가는 올해에 0.7%의 낮은 상승률을 기록한 후, 내년엔 1.3%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올해(1.2%)와 내년(1.3%)에 낮은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시장은 회복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KDI는 올해, 내년의 취업자 수가 작년(전년比 9만7000명 증가)보다 확대된 20만명 내외·10만명대 중반 수준의 증가폭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일자리정책 등의 영향으로 올해 실업률은 작년(3.8%)과 유사한 수준(3.9%)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러한 성장률 전망에는 상·하방 리스크가 공존한다.
KDI는 대외적으로 "미·중 무역분쟁의 심화, 반도체 수요 회복 시기와 정도 등이 우리 경제의 성장세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 결과, 올해 성장률이 0.1~0.2%포인트 상·하방 조정될 전망이다.
대내적으로는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등 노동시장정책 변경의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반면 기초연금, 근로장려세제 등 사회안전망 강화 정책이 민간소비의 확대로 이어진다면 우리 경제가 예상보다 개선되는 상방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