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매장(사진 기획재정부)
지난 16년간 번번이 무산된 국제공항 '입국장 면세점'이 3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문을 열었다. 불법반입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는 우려에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반대했던 정부가, '국민 편익에 증진이 된다'는 관점으로 논리를 바꾼데 따른 것이다. 입국장 면세점 도입에 따라 해외 소비가 국내로 전환되고 600여개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장 면세점 개장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김경욱 국토부 2차관, 김영문 관세청장, 이련주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 등 100여명의 유관기관 관계자가 배석했다.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위한 관세법 개정안은 지난 2003년 최초 발의된 이후 6차례나 추가 발의됐으나, 세관·검역의 통제기능 악화 우려 등으로 도입이 유보됐다. 이로 인해 면세점에서 구매한 상품을 여행 기간 내내 휴대해야 했던 여행객들의 불만의 목소리는 높아져 갔다.
지난해 8월 문재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혁신의 일환으로 입국장 면세점 도입검토를 지시했다. 제도도입을 묻는 설문조사, 관계부처 협의, 관세법 개정 등을 거쳐 인천공항에서 국내 최초로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하게 된 것이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과 제2터미널에 각각 2곳과 1곳의 입국장 면세점이 운영된다. 제1터미널은 에스엠면세점이 각 190㎡ 규모의 매장을, 제2터미널에는 엔타스듀티프리가 1곳의 매장(326㎡)을 운영한다.
입국장 면세점 구매 한도는 미화 600달러로 취급 품목은 술과 향수, 화장품, 기념품 등이다. 담배와 과일, 축산가공품, 고가 명품 등은 판매하지 않는다. 해외여행객의 면세점 구매 한도도 기존 3000달러에서 3600달러로 늘었다. 면세 한도는 기존과 같은 600달러다.
홍 부총리는 이날 축사에서 "국민의 불편함을 해소함과 동시에 해외소비의 국내전환을 통해 국제수지가 개선(약 347억원)되고, 이를 통해 국내에 600여개의 일자리(직·간접)도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은 중소·중견기업을 육성하고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방향으로 운영된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실제 운영사업자는 중소·중견사업자의 참여만 허용했고, 기본시설 등은 인천공항공사에서 제공했다.
또 정부는 매장 면적의 20% 이상은 국내 중소·중견기업이 생산한 제품에 할애해서, 이들 기업의 제품 홍보·유통망 확대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연간 약 200억원 규모의 인천공항 임대료 수입은 항공 산업의 일자리 창출, 사회적 가치 창출 등 공익적 목적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인천공항에서 입국장 면세점 시범 운영 및 평가(6개월) 후 전국 주요 공항 등에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