엥겔 "매우 어리석은 짓"...미 하원 외교수장 직접 나서 반박
요호 외교위 공화당 간사 "50억 달러는 호가일 뿐, 최종 금액은 별개"
지소미아 관련, 미 하원 외교위는 '정보공유 지속은 역내 필수적'
◆…미국 하원 건물 전경(미 하원 홈페이지)
엘리엇 엥겔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미국이 한국에 약 50억 달러의 주한미군 주둔비(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한 것과 관련 "사실이라면 한·미동맹을 해칠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고 우려했다.
엥겔 위원장은 18일(현지시간) 미국의 이런 요구에 대해 "매우 어리석은 짓"이라 강조했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20일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의회 차원에서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에 대한 성명을 발표할 수 있다"면서 자신이 "무언가 해야 할 것 같은 사안"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동맹국에 대한 방위비 증액 압박을 미 의회 외교수장이 직접 나서서 반박하고 나선 셈이다.
앞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은 19일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한국은 더 많이 기여할 수 있고, 또 더 많이 기여해야만 한다"며 분담금 대폭 증액을 압박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필리핀 방문길에 "한국은 부유한 나라"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고 VOA는 전했다. 또 그는 '협상이 불발되면 주한미군을 철수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국무부가 협상의 주무부처"라면서 "상세한 내용은 그쪽에 맡겨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반면 하원 외교위 아태소위 공화당 간사인 테드 요호 의원은 주한미군 주둔비 분담금 약 50억 달러는 '협상용일 뿐'이라며, 한미동맹에 문제가 되는 것은 한·일 갈등이라고 강조했다.
요호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증액 요구를 지지한다"면서 "최종 금액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혀 엥겔 위원장과는 결이 다른 반응을 보였다고 VOA는 전했다.
요호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사업가이며 미국이 요구한 50억 달러는 단지 협상을 위한 시작점"이라며 "미국으로서도 매우 큰 비용이므로 그가 이 문제에 대해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한 그의 진지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의회 차원에서 "어떤 방향으로 가길 원하는지 단합된 목소리를 내는 방안을 동료의원들과 검토해볼 것"이라며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의 의회 비준동의 요구도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엥겔 위원장과 요호 의원은 오는 23일 0시로 종료 예정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이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엥겔 위원장은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실수로 본다"라며 "미국과 동맹 파괴를 원하는 적극들이 많기 때문에 동맹 강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호 의원도 "(지소미아 종료는)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라면서 "정보 공유 지속은 역내에 필수적인 것이고, 이런 협력의 약화는 동맹을 강하게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일 갈등 해소를 위한 미국의 역할에 대해서도 엥겔 위원장은 '보다 적극적 역할'을 강조한 반면, 요호 의원은 "미국은 촉진 역할만 할 수 있다"고 대조를 보였다.
또한 미 행정부가 연내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엥겔 위원장은 "들은 바 없다"면서 북한에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아울러 북한이 '12월 회담 가능성'을 일축하며 미국의 적대정책 철회부터 요구한 것과 관련해선 엥겔 위원장은 "김정은이 이제 본성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김정은과 또 다시 만나 얻을 것은 별로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은 원래 미국에 악의적이고 적대적이기 때문에 김정은의 말은 사실 신경 쓰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너무 관대했다"고 말했다.
한편, 요호 의원은 추가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 "김정은에게 달린 일"이라면서 "만약 김정은이 연말에 무언가 어리석은 것을 한다면 3차 정상회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호 의원은 또 "현재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중국, 이란과의 문제들을 고려할 때 미국이 과연 연내 북한과 정상회담을 할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VOA는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