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체납된 변호사, 사무장 계좌로 수임료 받아 재산 은닉
대법 "체납처분 면탈목적 인정", 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 선고
◆…세금을 체납한 변호사가 사무장 명의의 계좌를 이용해 수임료를 챙겨 재산을 숨긴 혐의로 기소돼 최근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징역형이 확정됐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인근 건물에 법률사무소 간판이 늘어서있다. (사진=연합뉴스)
세금 체납처분의 집행을 면탈하고자 사무장의 계좌로 수임료를 받아 재산을 은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변호사가 징역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 A씨의 상고심 선고에서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2심)을 확정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서울 서초동에서 개인 법률사무소를 운영한 A씨는 2015년 부가가치세와 근로소득세 등 세금 9000여만원을 체납했다.
이에 세무당국이 법률사무소의 예금을 압류하자 A씨는 체납처분의 집행을 면탈하기 위해 사무장 명의의 계좌를 이용해 수임료를 받아 재산을 은닉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2016년 3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총 18회에 걸쳐 사무장 계좌로 수임료 6000여만원을 입금받아 재산을 숨긴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자신이 사용하는 계좌가 체납으로 압류된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변호사 사무실 운영을 위해 사무장 명의의 계좌를 사용했다"며 "적자가 계속돼 실질적으로 징수를 불가능하게 만든 것이 아니므로 체납처분 집행을 면탈할 목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A씨의 체납처분 집행 면탈 목적이 넉넉히 인정된다"며 A씨에게 징역 3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1심은 "A씨가 사무장 계좌를 사용해 수임료를 받아 사무실을 운영하는 등 '재산 은닉' 행위를 했다"며 "세무당국으로 하여금 체납처분 집행에 관한 재산의 발견을 곤란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쉽게 인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는 체납처분 집행에 우선해 수임료 수입을 채무금 변제나 생활비로 소비했다"면서 "돈을 빌려 세금을 모두 납부해 계좌 압류를 해제하는 등의 방법도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심 또한 "일부 체납세액이 납부된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A씨의 양형 부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도 "조세범처벌법의 '체납처분의 집행을 면탈하거나 면탈하게 할 목적'과 기대가능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A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