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靑 반발 및 거부로 6시간만에 '빈손' 수색
靑, 검찰수사 누그러질 것 기대...적잖은 충격과 당혹감 못감춰
윤석열 '원칙 수사' 지속 가능할 지 관심 증폭
◆…청와대는 10일 검찰의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 전격 압수수색에 대해 '보여주기식 수사'라고 반발한 반면, 검찰은 '적접한 영장 발부'라고 반박했다.청와대 전경(자료사진)
청와대는 10일 검찰의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 전격 압수수색에 대해 "'보여주기식 수사'를 벌였다"며 강력 반발했고, 이에 검찰은 즉각 “적법한 영장 발부”라며 반박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 인사' 후 재격돌한 양상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에서 "가능한 절차를 시도하지 않은 채 한 번도 허용된 적이 없는 압수수색을 시도하는 것은 실현되지 않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보여주기식 수사'를 벌인 것으로 강한 유감의 뜻을 밝힌다"고 검찰을 질타했다.
고 대변인은 "기본적으로 청와대는 국가보안시설에 해당하기 때문에 형사소송법상 압수수색이 불가능하며 이를 허용한 전례도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임의제출 방식으로 성실히 협조해온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오늘 검찰이 가져온 압수수색 영장은 압수 대상이 특정되지 않았다"며 "어떤 자료를 압수하겠다는 것인지 단 한 가지도 구체적으로 지목하지 않고 자치발전비서관실에 있는 '범죄자료 일체' 취지로 압수 대상을 기재했고, (이는) 임의 제출할 자료를 찾을 수 없는 영장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형사소송법 제199조 1,2항에서 강조한 공무소에 대한 가급적 강제처분을 자제 취지를 언급한 뒤 "검찰이 공무소조회 절차를 통해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했다면 청와대는 종래 임의제출 방식으로 협조해왔던 것처럼 가능한 범위에서 자료를 제출했을 것"이라며 "즉 검찰은 임의제출 방식으로도 협조하기 어려운 압수수색 영장을 가져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검찰은 결국 청와대 반발에 대기 6시간만에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다.
◆…검찰청 로고(홈페이지)
이에 대해 검찰은 즉각 반박자료를 통해 "법원에서 압수할 장소 및 물건을 적법하게 특정해 발부한 영장"이라며 "동일한 내용의 영장에 기초해 전날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은 정상적으로 실시했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고 대변인의 주장과는 달리 절차의 적법성과 압수 관련 상세한 목록을 제시했다는 점을 적시한 대목이다.
검찰은 그러면서 "현행법상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청와대가 압수수색 승낙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규정되어 있다"며 "영장 집행을 거부할 경우 거부 의사를 명시한 서면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음에도 이 또한 전달받지 못했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윤석열 검찰에 대한 대대적 인적 쇄신 단행으로 검찰 수사가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해온 정부와 청와대로서는 인사 직후 검찰의 청와대 전격 압수수색에 대해 적잖은 충격과 함께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원칙 수사'를 고수하고 있는 윤 총장이 소위 '3대 국정농단 의혹'에 대해 종전처럼 수사를 지휘할 수 있을지 아니면 교체된 새로운 검찰 수뇌부와 수사 방향에 대한 갈등으로 차질이 발생할 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