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어지럼증이 생기면 대부분 빈혈 증상으로 여기고 철분제를 먼저 찾거나 만약 심해진다면 뇌졸중 등을 의심해 응급실을 찾는 경우도 있다.
병에 걸렸을 때 원인을 알면 치료방법 찾기도 쉽고 치료기간도 줄어들지만 원인을 찾을 수 없다면 치료 시작부터 쉽지 않은데 이비인후과전문의들은 대표적으로 이석증으로 인한 어지럼증을 꼽는다.
이석증은 속 귀의 이석기관 내 원래 제자리에 있어야 할 이석이 떨어져 세반 고리관을 돌아다니면서 머리 움직임에 따라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질환을 말한다. 노화, 만성 스트레스, 면역력 저하, 늦게 잠자리에 드는 습관, 머리가 뒤쪽으로 젖혀지는 교통사고와 같은 머리 충격, 과로 등이 주요 발생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한승우 관악성모이비인후과 원장. 사진=관악성모이비인후과
한승우 관악성모이비인후과 원장은 "이석증은 주로 잠자리에서 일어나거나 고개를 돌릴 때, 앉은 자세에서 고개를 숙일 때 어지럼증이 발생하는데 속이 매스껍고 구토가 동반될 때가 많으며 머리를 움직이지 않으면 증상이 곧 회복돼 어지럼증의 지속시간이 1분 이내로 짧다"면서 "이명, 귀 충만감 등의 다른 귀 증상을 동반하지 않는다는 특징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지럼증은 내과, 신경과, 정신과를 거친 환자들도 원인을 자세히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중 약 70~80%는 귀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며 "일반적으로 어지럼증은 남자보다 여자가 호소하는 양상이 뚜렷하고 어지럼증의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어지러운 증상뿐만 아니라 지속기간, 악화된 자세, 청력 저하나 이명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지에 대한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비디오 안진 검사를 통해 자세변화에 따른 눈의 움직임(안진)을 영상으로 기록하며 이를 통해 어지럼증의 원인을 파악하고 이석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면서 "검사를 기반으로 세반 고리관으로 빠진 이석을 제자리로 환원시키는 치료를 시행하고 어지럼증에 동반되는 전신 무력감, 오심 등이 심할 경우에는 수액치료와 같은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맞는 맞춤형 치료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또 "어지럼증 지속시간이 30초 정도로 짧고, 며칠 또는 열흘 이상이 지나 다시 반복되는 경우가 많아 방치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잠자리에서 일어나거나 누울 때, 고개를 크게 움직일 때 일시적으로 어지럼증을 느꼈다면 일단 귀 이상 여부를 의심하고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며 "어지럼증은 재발이 잦다는 특징이 있어 이상이 있다면 지체하지 말고 이비인후과를 찾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