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감염자 숫자 1619명, 한국 8분의1 수준
호사카 유지 교수 "빙산의 일각, 30만명에 이를지도"
전문가들 "올림픽 강행 목적, 검사 의도적 지연"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진단 검사를 소극적으로 시행해 실제 감염자 숫자는 훨씬 많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실제 감염자 수가 현재까지 파악된 숫자에 비해 훨씬 많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20일 현재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 수(일본크루즈 포함)는 전날 대비 41명이 추가된 1626명, 사망자 수는 3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 감염자 수의 약 8분의 1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지만 일본의 확진자 증가세가 완만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수치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의문을 제기한다.
일본 비영리 의료단체 의료거버넌스연구소의 카미 마사히로 이사장은 18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일본에서의 유행은 이미 피할 수 없는 상황이고, 현재 수만에서 수십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이미 감염됐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카미 이사장은 "한국의 코로나19 검사가 가장 많다"며 "인구 한 명당으로 따지면 일본의 30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일본 후생노동당의 통계에 따르면 일본은 17일까지 2만9100여 건의 검사를 시행했다. 같은 날 기준으로 28만6700여 건의 검사를 진행한 한국과 비교하면 현저히 적은 수치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도 18일 YTN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확진자 현황은 실제 감염자 수의 10분의 1 정도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일본 내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바이러스를 계속 전파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실제 감염자 수가 3만명이라고 예상했지만 그 숫자의 10배 이상인 30만명에 이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19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건정책실장을 지낸 시부야 겐지 킹스 칼리지 런던 교수는 "일본이 감염 사례가 폭발적으로 드러날 상황을 눈앞에 두고 있다"면서 이때문에 "불가피하게 그간의 억제 정책에서 폭발 국면을 최대한 늦추는 전략으로 빠른 시일 내에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콩대 감염병학 교수인 벤 카울링 교수는 "홍콩과 싱가포르에서는 감염자 찾기를 공격적으로 한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면서 "일본은 지역사회에 조용히 퍼지면서 점전적인 증가가 있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전문가들 "아베 정권, 올림픽 강행 위해 의도적 검사 지연"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속히 종료하지 않으면 올해 여름 올림픽 개최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일본 안팎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일본이 코로나19 검사에 미온적인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7월로 예정된 도쿄 올림픽을 정상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의도적으로 검사를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9일 참의원 총무위원회에 출석해 "도쿄 올림픽을 '완전한 형태'로 개최할 목표를 갖고 있으며 각 나라 정상들로부터 동의를 얻었다"며 올림픽 강행 의지를 고수했다.
이러한 아베 총리의 올림픽 강행 의지의 배경에는 '경제 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 일본은행 정책위원회 심의위원인 기우치 다카히데 노무라종합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올 1·2분기 일본 경제는 역성장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며 "올림픽이 취소된다면 3분기까지 4분기 연속으로 역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BNP파리바증권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고노 류타로 역시 "올림픽이 취소될 가능성이 매우 크며, 올해 일본 경제는 2.6% 수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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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한국 대응 모범적 사례"… 일본의 선택은? |
유럽의 코로나19 대확산을 계기로 WHO(세계보건기구)는 코로나19 대응의 모범 사례로 한국을 지목하고, 세계 각국에 한국의 대응 사례를 적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빠른 검사와 감염자 격리, 조기 치료, 사회적 거리두기 외에는 달리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뜻이다.
데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8일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회의에서 "한국은 한 달 전 코로나19 지역 감염이 가속화했지만 항복하지 않았다"며 "한국은 혁신적인 검사 전략을 개발하고 실험실 용량을 확대했으며, 마스크를 배급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코로나19 검사를 확대한 이후 확진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 CNN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오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전날 대비 4600여명이 증가한 1만3133명으로 파악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 이후 9일 만에 13배로 증가한 것은) 부분적으로 더 많은 검사가 이뤄졌기 때문이지만 코로나19가 얼마나 많이 퍼졌는지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역시 발병 사례가 많지만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아 지금이라도 적극적인 검사를 시행해 추가 확산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본 비영리 의료단체 의료거버넌스연구소의 카미 마사히로 이사장 또한 "일본 내 병원과 요양 시설의 감염대책이 시급하다"며 "일본이 PCR 검사를 더 늘려 감염자 수를 정확하게 파악을 해서 격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