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새 1790→911개 반토막…KB증권도 11개 감소
모바일 거래 활성화, 합병 후 중복지점 통합 영향
증권사들이 지점 통폐합에 나서면서 지점수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17년 말 1000개 가 넘었던 지점수는 2018년 1000개 아래로 감소하더니 지난해 말에는 900개 초반까지 줄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에만 국내 지점수를 54개나 줄여 전 증권사 중 가장 많이 감소했다.
20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57개 증권사의 국내 지점수는 911개로 전년대비 68개 줄었다.
증권사 지점수는 지난 2010년 말 1790개로 정점을 찍은 후 매년 빠르게 감소했다.
지난 2013년 말 1500개 아래로 줄어든 지점 수는 지난 2014년 증권업계 불황으로 인한 대대적 구조조정으로 1236개로 대폭 감소했다. 이 흐름은 계속 이어져 지난 2018년에는 1000개 선이 깨졌고 지난해 말에는 911개까지 줄어들었다.
지점수가 감소한데는 HTS·MTS 거래, 비대면계좌 개설 등 스마트폰, PC를 활용한 주식거래가 보편화돼, 지점을 방문해 주식을 거래하거나 계좌를 개설하는 고객들의 비율이 현저히 줄어 지점을 유지할 효용성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증권사들이 임차료 등 고정비용을 줄이고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해 영업실적이 좋지 않은 지점을 통페합에 나서는 점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미래에셋대우, KB증권 등 지난 2016년 합병과정을 거쳤던 증권사들이 지역별 중복 지점을 통합하고 있는 점도 이유로 해석된다.
지난해 말 현재 신한금융투자가 지점수 93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KB증권(86개), 미래에셋대우(82개),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79개), 유안타증권(63개), 삼성증권(52개) 순이었다.
미래에셋대우가 지난 1년간 지점수를 가장 많이 줄였다. 이 증권사는 지난 2018년까지 가장 많은 지점수를 가지고 있었지만 지난 1년 사이 54개 지점을 줄여 세 번째가 됐다.
지난 2016년 말 대우증권-미래에셋증권의 합병 후 순차적으로 중복 지점을 통폐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형 증권사 두 곳이 합병하면서 같은 지역에 두개 이상의 지점이 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점수는 줄이고 있지만 직원 수는 줄이지 않는 방침을 세웠다. 지점의 규모를 대형화하고 합해진 직원들간 팀제를 활성화해 직원들의 전문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통합하고 있다.
소형 지점들을 합쳐 주요 권역의 점포를 아우르는 허브 점포인 투자자산관리센터를 서울, 부산, 대전, 대구 등 전국 거점에 개소했다.
일부 지점은 VVIP 전담 점포로 특화하는 등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부유층이 밀집한 신반포와 반포, 방배중앙, 교대역점 등의 기존 영업점을 통합한 '투자자산관리센터 서초'가 대표적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지점 대형화를 통해 업무효율화를 도모하고 있지만 통합과정에서 직원수를 줄이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 소수 인원이 움직이던 작은 지점들을 대형화하고 통합 인원간 팀제를 활성화해 자산관리, 브로커리지, 파생 등 각자의 전문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KB증권도 지난해 말 국내 지점수가 86개로 전년 대비 11개 줄었다.
미래에셋대우와 마찬가지로 지난 2016년말 현대증권-KB투자증권간 합병후 지역내 중복 지점을 통합하는 과정이 진행중이다.
이 증권사는 은행계열 증권사 답게 은행-증권사간 복합점포를 통해 이종 WM 수익 극대화 등 금융사간 시너지를 내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2018년 말 67개이던 지점수를 지난해 말 63개로 4개 줄였다. DB금융투자도 27개에서 23개로 4개 줄였다. 대신증권·하이투자증권은 2개, 신영증권·IBK투자증권은 1개씩 전년대비 줄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