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100% '전자신고' 정착... 코로나19 영향 크지 않아
상반기 기업 실적 부진 우려, 8월 중간예납 전망 '불투명'
◆…국세청 세종청사 전경.
12월말 결산법인 법인세 신고·납부가 지난달 31일 종료됐다. 일부 지역(특별재난지역)의 경우 신고기한이 1개월 연장(5월4일)되면서 법인세 신고·납부는 아직 '현재 진행형'이지만, 전반적으로 큰 무리 없는 신고·납부가 이루어지면서 국세청은 일단 안도하는 모습이다.
실제 3월 법인세 신고 시즌을 앞두고 코로나19 감염증이 걷잡을 수 없는 확산세를 보이면서 세무행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었다.
2일 국세청에 따르면 3월 법인세 신고대상 기업은 지난해 12월 사업연도가 종료된 영리법인과 수익사업을 영위하는 비영리법인, 국내 원천소득이 있는 외국법인 등 총 85만9000개로 전년 대비 5만3000개 증가한 규모였다.
일부 기업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2교대 근무를 시행하는 등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분위기 속에서 법인세 신고가 시작됐지만 기업 및 세무관서 현장에서는 법인세 신고의 경우 첨단 국세청 전산망을 통한 '전자신고'가 완전 정착, 안정적인 신고·납부가 이루어졌다는 평가다.
다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실물경제가 크게 위축, 매출 감소 등 위기상황에 처한 기업들 사이에서는 납부세금에 대한 부담감을 떨치지 못한 모습들이 엿보인다. 법인세 신고 전 국세청이 국내 유수의 기업들을 순차적으로 불러, 오는 8월 법인세 중간예납 협조를 구하는 등 행정을 펼친 부분에 대해서도 부담감과 불만(?)을 표출하는 모습도 감지되고 있다.
A건설사 세무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회사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예방차원에서 2교대 근무를 시행했다"며 "법인세 신고도 예년처럼 큰 무리 없이 진행된 것 같다"고 전했다.
B제약사 세무팀 관계자도 "코로나19 여파가 전혀 없지 않았지만 일반 업무에는 큰 지장이 없다고 느꼈다"면서 "올해의 경우 전년도 실적을 기반으로 세금을 신고했기 때문에 영향은 적겠지만 현금보유액에 대한 압박이 생기면서 납부세액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세무대리인들 "법인세 신고 큰 이상 없었긴 한데..." |
법인들을 대신해 세금신고를 진행한 세무사, 회계사 등 세무대리인들도 큰 문제없이 세무신고가 이루어졌다는 평가. 다수의 세무대리인들은 예년에 비해 세금신고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면서도 신고대리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다보니 조정료 등 '수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 속 대다수 세무법인과 세무사무소들은 재택근무가 아닌 정상근무를 시행하는 등 기존 업무방식을 고수했다는 전언이다. 직원들에게 업무지시를 내리거나 거래처와의 의사소통을 우려하면서 재택근무보다는 현장출근을 선호했다는 것이다.
인천에서 개인 세무사무소를 운영 중인 한 세무사는 "코로나19 감염을 조심해야 한다는 마음에 부담감이 있었을 뿐 신고에 대한 부담은 크게 없었던 것 같다"며 "정상출근을 한 뒤 상황을 봐가면서 거래처 방문도 진행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다만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법인사업자들이 조정료 등을 깎아 달라는 요청을 많이 해 난처했다"며 "오히려 5월 종합소득세 신고기한이 걱정 된다. 종합소득세를 납부하는 영세자영업자들이 상대적으로 부담을 더 느낄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고대리를 의뢰한 사업자들의 사무실 방문 빈도가 줄어들어 법인세 신고가 예년보다 수월했다는 반응도 나온다. 중소형 법인 관계자들이 사무실에 찾아와 세금신고 내역에 대해 '감놔라 배놔라' 하는 일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 세무법인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거래처 관계자들이 사무실에 내방하는 빈도가 줄어들다 보니 대면상대를 해야 한다는 부담이 줄어 오히려 더 편하게 세금신고를 마친 것 같다"고 귀띔했다.
한편, 아직까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대구 및 경북 경산·청도·봉화 지역에 위치한 법인의 경우 신고·납부기한이 1개월(5월4일까지) 이상 남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신고추이를 지켜봐야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일선 세무서 관계자는 "이번 법인세 신고·납부는 지난해 사업실적을 토대로 한 것이다 보니 큰 문제 없이 수월하게 이루어진 것 같다"며 "(세무관서 입장에서 법인세 신고는)'대면신고' 위주가 아니기 때문에 신고 과정에서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반적인 신고 접수추이는 예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지만 세금신고만 해놓고 납부기한을 연장해달라는 법인들의 숫자가 예전보다 많아진 것 같다"며 "12월말 결산법인의 중간 예납기한인 8월, 상반기 매출에 타격을 입은 법인들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문제가 속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