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총 확진자 수를 보여주는 그래프. 2월 19일부터 3월 초까지 가파른 곡선을 그리다가 3월 10일 뒤부터 평평해지고 있다. (출처 WolrdOmeters.info)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달 22일부터 15일간 실시하기로 했던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를 2주 연장해 오는 4월 19일까지 계속한다고 발표했다. 이 운동으로 하루에 발생했던 확진자 수가 100~140여 명에서 20~30명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다.
총 확진자도 위 그래프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완만해지고 있어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크게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은 앞으로 얼마나 더 해야 할까? 지난달 14일 뉴욕타임스(NYT)는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을 앞으로 3~4번은 더 해야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88 열차' 같은 그래프가 나타날 것 |
◆…2003년 3월 7일 첫 사스 감염자가 발생해 토론토 전역에 사스가 퍼졌다. 캐나다 정부는 4월 20일 뒤 2주 동안 추가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아 바이러스 확산이 종결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5월 23일 다시 발병했다. (출처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
NYT는 코로나19 비상사태에서 정상으로 돌아가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며 몇 주가 아니라 몇 달을 기준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하루 감염자가 '0'에 가까워지기 위해서 얼마나 더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야 할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발병 초기에 많은 전문가가 발병 그래프를 평평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과 같이 그래프가 평평해진 다음 단계에서는 '88 열차'처럼 발병 그래프가 위아래로 왔다 갔다하는 상황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스 때도 그랬다. 지난 2003년, 토론토에 사스가 발병해 두 차례에 걸쳐 유행했다. 위 그림처럼 캐나다에서 사스 1차 유행이 수그러들었을 때 의료종사자들이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고 얘기했으나 정부는 데이터만 보고 사스가 종식됐다고 여겼다. 결국, 한 달 뒤 2차 유행이 시작돼 총 438명이 사스에 걸렸고 이 가운데 44명이 숨졌다.
| 사회적 거리 두기 2.0 |
◆…지난 11일, 문래동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하고자 많은 시민들이 서로 거리를 두고 길게 줄을 서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날씨가 무덥고 습한 계절인 여름이 되면 코로나19의 확산속도가 늦춰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독감이나 감기 바이러스 같은 경우 여름에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여름에 줄어든다는 증거가 아직은 없다.
인간은 한 번도 코로나19 감염을 겪은 적이 없어 아무도 면역에 의한 항체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한 번 코로나19에 감염되고 회복하면 항체를 가질 것으로 가정한다. (가볍거나 짧은 시간 동안 감염되면 제대로 된 항체를 가지지 못할 수 있다.) 또한 사회적 거리 두기 그 자체로 항체가 만들어지지 않으며 이 과정에서 감염된 소수만 항체를 갖는다.
앞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1.0이 끝나더라도 코로나19가 크게 재유행 할 수 있어 사회적 거리 두기 2.0을, 나아가 3.0을 실행해야 할 수 있다. 다음번 사회적 거리 두기는 사람들이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빠르게 실행될 수 있다. 기간도 짧아질 수 있는데, 이전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에 감염돼 항체를 가진 사람이 있기 때문이라 한다.
| 언제 코로나19가 정복되나? |
◆…지난달 16일, 워싱턴 보건연구소에서 한 환자가 코로나19 백신 연구를 위한 1단계 주사를 맞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백신으로 인플루엔자 독감처럼 조절할 수 있는 단계가 되려면, 전 인구의 45~70%(한국 기준, 2300만 명 ~ 3600만 명)가 백신을 맞아야 한다. 백신 개발과 보급이 빠르면 18개월에서 24개월이 걸릴 예정이라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연구자들이 사망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방법을 찾아내고 있다. 항바이러스 약물인 램데시비르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원숭이를 치료하는 능력을 보여줬으며 지금 인간에 임상 시험 중이다. 다른 약물들도 실험 중이라 빠르면 서너 달 사이에 적어도 하나 이상의 효과적인 치료방법을 알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가 반복될 때마다 바이러스 확산속도는 더 느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모두가 바라는 평평한 그래프가 나타나기 보단 88열차처럼 위아래로 왔다 갔다 하는 그래프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시민들과 의료종사자, 정책입안자들은 바이러스 재유행과 사회적 거리 두기를 반복하는 힘든 과정을 대비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