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정맥류 환자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하지정맥류로 진단받은 환자는 21만 6000여명으로 2015년 이후 약 4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의들은 하지정맥류가 과거 한 자세로 오래 서있는 사람에게 자주 나타난다고 알려졌으나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걷는 서비스직에서도 호발한다고 말한다.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1월 KTX 승무원인 김모(31) 씨의 요양급여신청 사건에서 하지정맥류를 업무상 질병으로 승인했다. 김 씨는 2012년 한국철도공사 자회사에 입사한 뒤 2016년부터 다리 통증이 지속돼 검사 받은 결과 하지정맥류로 진단받았다.
수술 후에도 하지정맥류가 재발했는데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는 "열차 내 승무원 휴게공간 부족, 하루 평균 5시간 이상 근무 및 발병 당시 신발 굽 높이가 4.5㎝인 점 등을 종합해 판단할 때 하지정맥류는 업무와의 상당 인과 관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김건우 민트병원 정맥류센터장. 사진=민트병원
이러한 가운데 김건우 민트병원 정맥류센터장이 하지정맥류 판단과 의료기관을 찾는 방법 등에 대해 소개했다.
김 센터장은 "다리에서 심장으로 향하는 정맥 속 판막 이상으로 역류하는 정맥혈 때문에 생기는 하지정맥류는 만성 정맥부전에 속한다"면서 "다리에 지렁이 같은 혈관이 보이는 것만이 하지정맥류가 아닌데 이런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전체 환자에 30%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다리가 무겁거나 쥐가 자주 나타나는 등의 불편함과 피로감이 더 문제가 된다"며 "하지정맥류는 단계에 따라 양상이 조금씩 다른 진행성 질환으로 크게 1~6 단계로 구분된다"고 말했다.
하지정맥류는 피부 밑의 모세혈관이 도드라져 보이는 말초혈관 확장(1단계), 하지정맥류(2단계), 다리 부종(3단계), 종아리 피부가 거뭇거뭇하게 변하는 과색소침착(4단계), 궤양 발생(5~6단계) 등으로 나뉜다. 초기 단계의 하지정맥류는 의료용 압박 스타킹을 활용하거나 정맥순환개선제 복용,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보존적 치료, 약물치료, 주사요법 등의 방법이 이뤄진다.
다만 증상이 오래된 경우 직접 문제 혈관을 수술로 제거하는 발거술, 병변이 생긴 정맥을 고온의 레이저 혹은 고주파로 태우는 열 폐쇄술, 생체접착제나 경화제를 이용하는 베나실, 클라리베인 등 문제 혈관을 제거 또는 폐쇄하는 수술이 고려된다.
김 센터장은 "최근에는 3세대 치료법인 베나실과 클라리베인이 선호되는 추세로 베나실의 경우 역류가 생긴 혈관을 FDA 승인을 받은 의료용 접합제로 접착, 정맥을 패쇄하는 비수술·비열 치료법으로 통증·멍이 적어 회복이 빠른 편"이라면서 "다만 각 시술법마다 장단점이 있으므로 정맥류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경험이 많은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한 후 자신에게 최적인 시술을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 "합병증이 발생하면 일상생활이 더욱 불편해질 뿐만 아니라 치료가 더욱 복잡해지므로 초기에 병원을 방문하는 게 유리하다"며 "간혹 하지정맥류가 저절로 나아질 거라 생각하는데 이는 자연 치유가 힘들고 진행성 질환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