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훈 업무 담당 동양대 직원 "조교가 관리해 미숙"
다른 기관 자체 일련번호 부여 가능성도 진술
변호인, 표창장 일련번호 '뒤죽박죽' 지적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딸의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 교수 재판에 나온 동양대 직원이 표창장 관리가 예전부터 허술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사진=연합뉴스)
자녀의 표창장을 위조한 의혹을 받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에서 예전부터 표창장 발급 절차가 미흡했다는 취지의 증언이 나왔다. 정 교수 딸의 표창장 발급에 문제가 없었다는 정 교수 측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진술로 풀이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부장판사 임정엽·권성수·김선희)는 16일 정 교수의 22차 공판에 동양대 총무복지팀에서 근무하며 총장 직인을 관리한 직원 박모씨를 불러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정 교수는 2013년 6월경 딸 조모씨의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활용하기 위해 아들의 기존 상장에 날인된 동양대 총장 직인을 오려내 조씨의 최우수봉사상에 붙여넣는 방식으로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정 교수 딸의 표창장에 대학에서 발급하는 통상적인 일련번호가 부여되지 않은 점도 위조된 근거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 교수 측은 2017년 7월 이전에는 동양대의 상훈 업무를 비정규직인 행정조교가 담당해 발급 절차 자체가 허술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동양대 상장은 총장 결재를 거쳐 일련번호가 부여되면 총장 직인을 날인한 뒤 발급되는데, 발급내역을 기록하는 직인대장에는 실제 발급 날짜가 일치하지 않은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정 교수 측이 "2017년 부임 이전에는 비정규직 행정조교가 (상훈 업무를) 관리했냐"고 묻자 동양대 직원 박씨는 "그랬다고 들었다"고 답변했다. 다른 동양대 직원도 "2017년 1월 담당 직원이 생기기 전에는 행정조교가 직인을 관리해서 책임감과 전문성이 부족하고 미숙해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웠고, 알아서 찍으라고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씨 표창장의 일련번호가 통상적이지 않다는 의혹과 관련해 박씨는 다른 기관의 자체 일련번호가 부여된 상장이 존재할 수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박씨는 "총무복지팀에서 부여하는 일련번호 외에 산하기관에서 자체 일련번호를 사용한 후 직인만 총무복지팀에서 받는 경우를 알고 있나"는 변호인의 질문에 "그런 경우가 있어 (총장 직인을) 몇 번 찍은 기억이 있다"고 답했다.
이에 검찰이 "총장 직인을 확인하고 표창장을 발급하지 않냐. 산하기관 자체 일련번호에 날인해주는 경우는 없지 않나"고 되묻자 박씨는 "잘 모르겠다"고 모호한 진술을 하기도 했다.
변호인은 상장대장에 기재된 표창장의 일련번호가 실제 발급한 날짜와 다른 경우가 많다는 점도 지적했다. 정 교수 측은 "2017년 1월 발급된 위촉장의 일련번호가 2016년으로 적혀 있는데, 이런 사례는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자 박씨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비리 및 사모펀드 관련 혐의를 받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씨의 증인신문에 이어 이뤄진 상장 업무 담당 직원인 임모씨의 증인신문에서도 정 교수 측은 일련번호가 엉망인 점을 재차 강조했다. 임씨는 "2014년 10월 발급한 상장의 일련번호가 2014년 6월 발급한 상장의 일련번호보다 앞에 있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변호인 질문에 모른다는 취지로 대답했다. 그러자 변호인은 "상장 좌측에 있는 번호와 일련번호가 일치해야 하는데 700번대에서 800번대로 갑자기 뛴다.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임씨는 "미리 결재가 나면 날인하는 경우가 있는데 상장 날짜를 갑자기 변경하면 그럴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고 진술했다.
반면 검찰은 총장 직인 사용일자를 기준으로 일련번호를 적기 때문에 발급일자 순번과 다소 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동양대 최성해 총장은 지난 3월 정 교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표창장의 일련번호가 통상적이지 않고, 주민등록번호가 기재된 것을 위조의 증거라고 진술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