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일평균 거래대금 21.9조…4개월째 20조원대 '고공행진'
2분기 순익 2000억 돌파 가능성…신규 고객유치전 '활활'
올들어 주식시장의 거래대금이 사상 최대에 이르면서 증권업계에 화색이 돌고 있다. 증시 폭락으로 극심한 실적 부진을 보인 1분기와 업계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브로커리지 부문 점유율 최상위권인 미래에셋대우와 키움증권이 거래대급 급증에 따른 수혜를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6일까지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1조9044억원으로 4달 연속 2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8~10조원 수준에 머물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올 1월 11조원을 넘어섰고 이후 코로나19로 인한 증시 변동성을 틈타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급격히 유입, 4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달 24조원을 돌파하며 정점을 찍은 후 이번달에도 22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거래대금 급증에는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한 극심한 증시 변동성을 틈타 시중의 부동자금이 증권시장으로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다. 상반기 기준금리의 대폭 인하에 따른 정기예금 금리 하락도 투자자들이 증권시장으로 몰리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거래대금의 고공행진으로 브로커리지 부문 업계 최상위권인 미래에셋대우와 키움증권의 경우 2분기 순이익이 최대 200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주식시장 호황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는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 업계 선두고 키움증권은 온라인 브로커리지 시장에서 업계 최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미래에셋대우의 2분기 지배주주 연결 순이익이 전분기 1078억원 대비 1.8배~2.7배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교보증권 2960억원, 신한금융투자 2209억원, 현대차증권 2008억원, 유안타증권이 1929억원을 전망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유동성 자금이 주식시장에 몰리며 WM 사업부의 분위기가 좋다”며 “코로나19로 인한 해외 IB 딜 영업 등의 부진을 브로커리지 호조가 만회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증시에 몰리는 자금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고객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들이 주요 공략 대상이다. 이달 말까지 최초 신규 비대면 계좌개설 고객에게 최대 6만원의 현금을 지원하고 국내주식거래 위탁수수료 10년간 우대하는 등의 이벤트를 통해 고객 유치전에 나서고 있다.
투자자 유입과 마케팅 효과로 미래에셋대우의 비대면 고객 자산은 올 상반기 16조원 이상으로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말 11조원 수준에 비해 반년 새 5조원이나 급증했다. 올 들어 다이렉트 신규 계좌 수는 월평균 10만개를 넘어 지난해 월평균 3만5000개에 비해 3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해외주식 고객을 핵심 타겟 층으로 삼고 경품 및 수수료쿠폰 제공 등의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해외주식에 역량을 집중하는 데는 과거에 비해 해외주식 투자에 대한 접근성과 관심도가 증대됐고 무엇보다 국내주식에 비해 해외주식의 브로커리지 마진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의 2분기 해외주식 예탁자산은 11조원을 돌파, 지난 1분기 8조3000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전체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해외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업계 최고로 3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은 브로커리지 호조의 영향으로 2분기 사상 최대 순이익 달성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 증권사의 2분기 지배주주 연결 순이익은 1575억원~2083억원에 달해 전분기 94억원 대비 16~22배 급증할 것으로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예상했다. 신한금융투자 2083억원, 유안타증권 2065억원, 교보증권 1720억원, 현대차증권 1575억원을 예측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에 대해 “2분기 거래대금 증가와 증시 급반등의 최대 수혜주”라며 “위탁매매 수수료는 거래대금이 전분기보다도 더욱 증가한 만큼 전년 동기 대비 296%의 고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타사보다 높은 개인 거래대금 M/S가 타사보다 두드러진 위탁매매 수수료 증가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도 “브로커리지 관련 거래대금 증가로 1분기 대비해서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도 비대면 투자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경쟁사 고객들을 끌어오기 위해 타사대체고객 현금 지급 이벤트를 진행하고 신규 비대면 고객에게는 투자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해외주식 부문에도 집중해 해외주식 타사대체입고시 현금 지급, 거래수수료 인하, 환율우대의 유인 통해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키움증권의 주가는 최근 연일 오르고 있다. 이들 증권사의 호실적 전망이 주가에도 반영되며 7월 들어서 상승세가 다시 가팔라지는 모양새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6월 말 6670원이었던 주가는 지난 16일 7570원으로 11.3% 올랐다. 폭락세가 절정에 달하던 지난 3월 19일 장중 기록했던 3505원과 비교하면 배 넘게 급등했다.
키움증권의 주가도 지난달 말 8만7200원에서 16일 9만4200원으로 8% 상승했다. 올해 연 저점 5만원과 비교해 1.9배나 치솟았다.
7월 들어서도 일평균 거래대금이 20조원을 넘어서면서 3분기 실적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이달 들어 증시 변동성이 둔화되며 거래대금이 정점에 달하던 6월에 비해 감소했지만 여전히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3분기에는 증시 변동성이 다소 둔화되며 거래대금이 전 분기에 비해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높지만 예년에 비해선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을 보일 것”이라며 “위탁매매 수수료 비중이 높은 미래에셋대우와 키움증권은 브로커리지 부문의 호실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