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수사팀, 21일 한동훈 검사장 소환조사
'검언유착' 의혹 관련, 이동재 기자와 공모 관계 확인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 조사내용 토대로 수사심의위 제출 방침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에 연루된 한동훈 검사장이 21일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돼 처음으로 조사를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에 연루된 한동훈 검사장이 처음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한 검사장은 앞서 두 차례 검찰의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구속된 뒤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정진웅 부장검사)는 전날(21일) 한 검사장을 불러 이 전 기자의 강요미수 혐의와 관련한 전반적 사실관계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이 전 기자 측이 공개한 녹취록 전문을 토대로 한 검사장의 공모 관계를 조사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한 검사장을 조사한 내용과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 등으로 의견서를 작성한 뒤 오는 24일 소집될 예정인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이 전 기자 측은 지난 2월 13일 부산고검에서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이 나눈 대화 녹취록 전문을 21일 언론에 공개했다. KBS와 MBC 보도에 반박할 목적으로 전문을 공개했지만, 일부 대화 내용을 두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녹취록에 따르면 이 전 기자가 "이철(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 아파트를 찾아다니고 그러는데"라고 하자 한 검사장은 "그건 해볼 만하지. 어차피 유시민도 자기가 불었잖아. 나올 것 같으니까. 먼저 자기가 불기 시작하잖아"라고 대답했다. 이어 이 전 기자가 "제가 사실 교도소에 편지도 썼거든요. 당신 어차피 쟤네들이 너 다 버릴 것이고"라고 하자 한 검사장은 "그런 거 하다가 한 건 걸리면 되지"라고 했다.
이 부분을 두고 수사팀은 '공모'의 정황이라고 의심하는 반면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 측은 '덕담' 수준에 불과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 전 기자 변호인은 "취재를 하겠다는 기자에게 추임새처럼 '잘해보라'는 덕담"이라며 "협박을 통해서라도 특정 정치인에 대한 제보를 강요하라고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없음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기자의 말에 단순히 취재를 잘해보라는 취지로 '덕담'을 건넨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전 기자 측은 "20여 분의 대화 중 신라젠 관련 대화는 20%에 불과하다"며 "녹취록 전체 취지를 보면 '이 전 대표를 협박 또는 압박해 유 이사장의 범죄 정보를 얻으려 한다'는 불법적 내용을 상의하고 공모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수사팀은 "공개된 녹취록에서 일부 대화가 축약되거나 기자들의 취재 계획에 동조하는 취지의 (한 검사장) 언급이 일부 누락되는 등 표현과 맥락이 정확하게 녹취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