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적자 7000억원 가운데 드릴십 평가손실 60% 달해
"자본총계 4조5000억원, 깎이고 일회성 터지면 크게 내릴수도"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삼성중공업의 주가가 올해 2분기 실적 악화 탓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입니다.
삼성중공업은 올 2분기 잠정 집계된 연결기준 매출액이 1조691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5% 줄었다고 공시했습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7077억원, -704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에 비해 적자가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삼성중공업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11개 분기째 적자를 계속하고 있어 재무구조가 계속 악화되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3월말 현재 재무상태는 자본총계 5조2739억원, 부채총계 9조5379억원으로 부채비율이 181%에 달합니다. 2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부채비율 또한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중공업의 2분기 실적악화는 드릴십(시추선)이 주범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중공업의 2분기 7077억원의 영업 적자 가운데 60%가 드릴십 관련 평가 손실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드릴십은 깊은 수심의 해역에서 원유·가스 시추 작업을 할 수 있는 선박 형태의 설비입니다. 삼성중공업은 따낸 드릴십 물량이 유가가 하락하면서 글로벌 선주들이 인수를 꺼려하고 있어 재고로 떠안게 되며 피해를 본 것입니다.
유가 급락에 따른 시추 시황 침체로 드릴십의 장부 가치가 떨어지면서 영업손실에 반영됐습니다.
삼성중공업 측은 “시장 환경 변화로 드릴십의 장부가액이 15억9000만달러에서 12억7000만달러로 20% 줄었다”며 “환평가 손실까지 합치면 총 손실이 4540억원에 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선주들을 대상으로 계약금 전액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드릴십 재매각도 추진하고 있지만 유가가 바닥권을 헤메면서 매수자를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삼성중공법은 유가 하락으로 인해 글로벌 선주들이 치명타를 입게 되고 드릴십의 '역공'으로 되돌아와 타격을 입게 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의 최근 1년여간 주가 변동 추이. 캡처=키움증권
삼성중공업의 5일 주가는 전일보다 50원(0.9%) 하락한 539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액면가는 5000원입니다. 이날 주가는 연초인 1월 2일의 7220원에 비해 25% 하락한 수준입니다.
삼성중공업의 주가가 실적 악화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가운데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 증권사들도 삼성중공업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하향조치하고 있습니다.
KB증권 정동익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의 상반기 신규 수주가 작년 동기보다 84.4% 줄어든 5억1000억 달러로 사업계획 대비 6.0%에 그쳤다”면서 “신조선가 지수도 하락해 향후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신한금융투자 황어연 연구원은 “시추선 관련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고 매출 증가에도 고정비 비중 감소 효과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시추선 매각, 영업흑자 전환, 유럽 선박회사 스테나와 승소 전까지는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조치 했습니다.
하이투자증권 최광식 연구원은 “드릴십 가치가 더 하락하지 말라는 법도 없고 삼성중공업의 영업적자도 지속중”이라며 “2분기 4조5000억원의 자본총계가 매분기 꾸준히 깎이고 일회성이 터지면 크게 내려 앉을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삼성중공업 우선주는 그동안 '묻지마 투자'에서 벗어나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 우선주는 5일 48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 6월 19일 최고가 96만원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내려 앉았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유가 급락 등으로 인해 외부환경이 계속 악화될 경우 드릴십의 자산가치 하락 등으로 인해 삼성중공업이 받는 고통이 쉽사리 가시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