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관리위원회 심의대상 확대(안). 자료=금융감독원 제공
금융당국이 미성년자, 경제적 취약계층에 대한 보험회사의 구상금 청구소송 남용 방지장치를 강화한다.
금융감독원은 구상금 청구소송을 보험사의 소송관리위원회 사전심의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개별 보험사 내규개정을 연내 협의·추진하겠다고 9일 밝혔다.
앞서 3월 한화손해보험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가 비판 여론에 직면해 대표 명의로 공식 사과문을 내고 소송을 취하했다.
한화손보에 의하면 당시 논란이 된 교통사고는 2014년 6월쯤 이 회사의 계약자인 자동차 운전자와 미성년 자녀의 아버지인 오토바이 운전자간 사고로 자동차 동승자가 부상당했고 오토바이 운전자는 숨졌다.
한화손보는 운전자의 부인이 고향 베트남으로 돌아가 사망보험금을 법정 비율에 따라 2015년 10월 미성년 자녀의 후견인인 고모에게 지급했다. 미성년 자녀의 아버지가 무면허‧무보험 상태라 사고로 다친 차량 동승인인 피해자에게 지난해 11월 손해 전부를 우선 배상했다. 이후 기지급한 보험금 중 오토바이 운전자 과실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 미성년 자녀에게 구상금 청구를 하며 논란이 빚어졌다.
보험회사의 구상금 청구소송은 내부통제 및 비교·공시에서 제외되는 등 대내외 관리장치가 없는 상황으로 금감원은 이번에 미성년자, 경제적 취약계층에 대한 보험회사의 소송남용 방지장치를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보험회사 소송관리위원회 사전심의 대상이 확대된다. 현행 위원회 심사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구상금 청구소송이 포함된다. 사전심의대상을 미성년자 등 취약계층 상대 구상소송, 소멸시효 경과 채권에 대한 구상소송까지 확대한다. 위원회 심의 후 소송제기 여부를 최종 결정할 때 임원 이상의 결재 및 준법감시인 협의 등을 거치도록 해 소송 제기의 적정성을 사전에 충분히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반기별로 협회 홈페이지에 회사별 보험금 지급관련 소송제기 건수 등만 게재되는 보험사 소송 현황 비교·공시도 소송관리위원회 개최 및 소송심의 건수, 심의결과(승인·불승인 건수 및 불승인 비율)까지 확대된다.
또 소송 제기 및 채권 추심시 취약계층의 보호 노력이 강화된다. 앞으로는 개별 보험사의 모범사례를 공유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채무감면, 시효연장 소송 금지, 시효완성 채권에 대한 채무면제 등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보험업권 자체 노력을 강화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송관리위원회 심의대상 확대 및 취약계층 보호장치 강화를 위해 개별 보험사 내규개정을 연내 협의·추진하겠다”며 “소송현황 비교·공시 확대하기 위해서 보험업 감독규정 및 시행세칙, 협회 공시규정 등 개정을 내년 상반기 중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