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네스 차우는 징역 10개월 형·이반 램은 징역 7개월 형
경찰서 포위하며 '범죄인인도법안'에 대규모 반대 시위 조직한 혐의
홍콩 법원, 국제적 비난에 "석방요구는 사법부에 대해 무례함"
홍콩 마지막 총독 "홍콩에 수갑을 채우려는 중국의 결의"
◆…홍콩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왼쪽부터), 이반 램, 아그네스 차우가 지난달 23일 재판을 받기 위해 홍콩 웨스트카오룽 치안법원에 출두한 모습. (사진 연합뉴스)
홍콩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黃之鋒·24)이 불법 집회 조직과 선동 혐의로 징역 13.5개월을 선고받았으며, 이송되던 가운데 홍콩 민주화 지지자들에게 “계속 버텨라”고 외쳤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또 그와 함께 민주화를 위해 싸우던 아그네스 차우(周庭·23)는 불법 집회 선동·참가 혐의로 징역 10개월, 이반 램(林朗彦·26)은 불법 집회 선동 혐의로 징역 7개월을 각각 선고받았다.
이들은 지난해 6월 21일 완차이 지역 경찰 본부 앞에서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대규모 반대 시위를 조직·가담·선동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수천 명이 경찰본부를 둘러싸고 반대 시위 과정에서 벌어진 경찰의 과잉 진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15시간 동안 이어진 시위 과정에서 시위대 수가 처음 400명에서 9,000명으로 늘어났다. 시위대 일부가 경찰서에 달걀과 음료수 캔을 던지고 벽에 낙서했다.
홍콩 검찰은 이날 밤 시위 주동자로 조슈아 웡을 지목하며 조슈아 웡이 현장에 있던 사람들에게 “경찰 본부를 완전히 포위하라”고 외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홍콩 경찰은 경찰의 권위에 대항한 조슈아 웡을 강하게 비판했고 “상황을 심각하게 만드는 사회적 불안과 대규모 대중 시위를 조직하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이들의 변호인은 “세 사람의 나이가 어리고 시위 도중 어떠한 폭력 행위도 하지 않았다”며 관대한 처분을 요청했다.
그러나 치안 법원은 “이들이 시위를 주도했다. 경찰 행정력을 방해하고 낭비하게 했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다만 “자신들의 혐의를 인정한 점을 참작해 감형했다”고 밝혔다.
SCMP는 법무부가 이들의 교도소 수감으로 국제적인 비난이 즉시 일어나자,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는 오랜 관례를 벗어나 드물고 강력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법무부 대변인은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것은 사법부에 대한 무례함을 나타내는 것”이며 “피고가 혐의를 인정했다는 사실을 노골적으로 부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슈아 웡은 교도소로 이송되기 전 홍콩 민주화와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계속 버텨라”라고 외쳤다. 지금까지 전과가 없던 아그네스 차우는 변호인들이 모색하던 지역 사회 봉사 명령이 거절당했다는 소식을 듣자 홍콩 부둣가에서 눈물을 흘렸다.
홍콩 민주화 젊은 3인방과 가까운 동료인 나단로 쿤청은 “징역 선고를 보니 참담하다. 솔직히, 이들이 언제 감옥에서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국제사회가 함께 이들의 석방을 촉구할 것을 요청했다. 쿤청은 홍콩에서 국가보안법이 통과되자 영국으로 건너갔다.
도미니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검찰 결정은 공정하고 공평해야 하며 홍콩의 권리와 자유가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콩의 마지막 영국 총독이던 크리스 패튼은 이 운동가들의 투옥에 대해 “홍콩에 수갑을 채우려는 중국의 결의를 보여주는 암울한 예”라고 비판했다.
홍콩 민주평의회를 운영하는 사무엘 추는 판결에 “가슴이 아프고 분하기 이를 데 없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