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인 먼저 접종받도록 하는 행정명령 내릴 예정
가난한 개발도상국은 내년 2분기 뒤에나 백신 공급받을 듯
미국 연방정부가 긴급사용 승인 권한을 가져, 제조사에 불리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부재와 자국 이기주의, 국제적 논란될 듯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승인을 앞두고 '미국우선주의'를 내세워 국제적인 백신 공급이 내년 2분까지 늦어질 전망이다.
7일(현지시각) 폭스뉴스와 보스턴글로벌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8일 해외 국가 지원에 앞서 미국인 먼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도록 해야 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해 제약사들이 다른 나라에 백신을 공급 못 하도록 할 예정이다.
곧 미국에서 생산된 코로나19 백신은 모든 미국인에게 먼저 접종하고 그다음에 다른 국가에 공급하겠다는 뜻.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은 국방생산법을 이용해 미국 내 공장에서 생산된 백신의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다. 그러나 화이자-바이오엔테크는 유럽에도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어 미국의 이 같은 조치가 외교적 마찰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미 연방정부가 백신 긴급사용을 위한 승인 권한을 가지고 있어 다른 백신이 더 유망한 것으로 판명되면 화이자와 모더나는 지금까지의 협상력을 잃을 수 있어 불리하다.
뉴욕타임스에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백신이 효과가 있다는 증거를 보이기 전까진 정부의 돈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미국에 백신 2회 접종분 1억 개(5천만 명분)를 공급할 계획이며 이르면 이번 주말에 미국 식품의약처가 긴급사용 승인을 내릴 예정이다. 모더나의 백신도 그 뒤에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NBC방송은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해외 백신 공급은 수요와 공급을 봐야겠지만 내년 2분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이후 선거 결과 뒤집기에 주력하다가 코로나19가 무섭게 확산하자 이 같은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코로나19 백신은 부유한 미국과 유럽, 동아시아 나라가 먼저 공급받을 예정이라 가난한 개발도상국은 여기서 뒤처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은 코백스에 불참했다.
코백스는 WHO 주도로 자체적으로 백신을 공급하거나 유통하기 어려운 가난한 개발도상국을 돕는 프로젝트이다.
코백스로 백신을 공급받을 예정이던 92개 개발도상국은 내년 2분기 뒤에나 백신을 받을 수 있을 거로 전망된다. 이로써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부재와 자국 이기주의가 또다시 국제적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