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 대통령 고유권한...국민통합 훼손하지 않도록 오래끌지 않길"
"민주당이 먼저 제안...우리가 수모 당해" 불만 토로도
유영민 "코로나로 무너진 일상·경제 회복해야…여야 협치해야"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를 예방한 유영민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나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6일 유영민 신임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사면은 대통령만 행사할 수 있는 고유 권한이니 여러 제반사항을 검토해 이 일로 서로가 불편해지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를 예방한 유 비서실장과의 회동 자리에서 "이 문제로 너무 오랫동안 왈가왈부하는 건 사면이 주는 국민통합을 오히려 훼손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사면 제안을 한 데 대한 원론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최근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국민통합 차원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내 반발에 부딪히자 '반성과 사과', 그리고 국민 여론을 수렴하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바 있다.
주 원내대표는 "신년초 이낙연 대표께서 기회를 봐서 전직 대통령 두 분의 사면을 건의하겠다고 했다"며 "우리당 입장은 고령이기도 하고 장기간 수감생활을 하고 있고, 또 구치소에서 1000명 이상 집단감염 상황이기 때문에 사면이 필요하고 많이 늦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면이 필요하고 많이 늦었다는 입장을 갖고 있지만 구걸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었는데, 이 대표가 먼저 제기하고 민주당 측에서 찬반 논란을 거치면서 오히려 우리가 수모를 당한 것 아닌가"라며 "우리가 먼저 제기한 것도 아닌데 '사과가 필요하다' 이런 얘기를 해서 좀 불편한 그런 상황"이라고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한 주 원내대표는 유 실장에게 "대통령을 만나 뵈면 늘 협치와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말하는데 그냥 말씀으로만 하는 것 같다"며 "협치가 잘 되서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정치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유 실장은 "지난해 여러 가지로 어려웠을 당시 주 원내대표와 국민의힘이 많이 도와줬기 때문에 예산안도 통과됐다"며 "사안을 놓고 다툼이 있더라도 여야를 떠나 협치가 돼야 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코로나19로 무너진 일상과 경제를 회복해야 한다"면서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국가에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국민의힘도 잘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앞서 유 실장을 만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청와대가 코로나19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특히 최근 자영업자·소상공인·체육관 운영자들의 집단적 불만 토로와 관련, "이런 사태가 확대되면 사회적 혼란이 나올 것이니 청와대가 나서 역할을 해 달라고 했다"고 했다.
그는 '전직 대통령의 사면과 영수회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냐'는 질문엔 "전혀 오가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