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과학자들 자국 정부의 코로나 방역 비판
"코로나19, 다음 해까지 계속 유행…장기적 계획 필요"
"바이러스가 변이해 주기적으로 유행할 수 있어"
"방역 규제 계속될 것…가을철 유행은 여름 방역에 달렸어"
◆…영국 런던 거리에 코로나19 3단계 대응 조치를 알리는 간판 (사진 연합뉴스)
코로나19가 주기적으로 유행하는 풍토병이 될 수 있기에 장기적인 대응 계획이 필요하다고 영국 과학자들이 밝혔다.
10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과학자들은 자국 정부가 대유행 초기부터 장기적인 계획을 하지 못해 큰 피해를 일으켰다고 비판하며 지금 보급되는 백신이 취약계층의 입원과 사망을 줄이겠지만 대다수 사람의 감염 위험을 장기적으로 막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에서 백신 접종이 진행 중이나 대유행이 이번 해와 다음 해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크기에 신중하고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영국 과학자들이 경고한다.
리암 스미스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감염병역학 교수는 “2천만 명(영국 인구의 30%)가 접종받으면 감염자 수가 줄어들겠지만 코로나19의 전염성이 높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계속해서 방역 조치를 하지 않으면 곧 다시 지역사회를 휩쓸어 대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울하우스 에든버러대학교 감염병역학 교수도 “지난해 2월, 우리가 이런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받아들였으면 코로나19 대유행은 지금과 매우 다른, 나은 방향으로 전개됐을 것”이라며 “(그 당시) 우리가 바이러스를 완전히 억제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혼란에 빠진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과학자들은 코로나19가 변이를 해 주기적으로 유행하는 풍토병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틴 히버드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교수는 “코로나19가 풍토병이 되리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바이러스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지구상 모든 사람이 백신을 맞더라도 다시 유행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백신이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에 예방 효과를 충분히 나타낼지를 걱정하며 “운이 좋으면, 바이러스가 크게 변하지 않고 백신의 영향을 받아 전염률이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인플루엔자처럼 옷을 자주 바꿔 입는다면 결국 우린 매년 백신을 수정해 배포해야 한다. 지금 이 문제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지금 변이 코로나19의 등장과 심각한 확산세에 3차 봉쇄에 들어갔다. 전 세계 최초로 백신 접종을 시작하며 코로나 종식의 희망을 키웠으나 일일 확진자가 수만 명에 이르는 등 당분간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앤 존슨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감염병역학 교수는 “3월에도 그 뒤 몇 달 뒤에도 여전히 방역 규제가 시행되고 있을 것”이라며 “(다가올) 가을철 유행은 여름 동안 얼마나 바이러스를 억제했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월드오미터스의 코로나19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13일 연속 하루 신규 확진자가 5만여 명씩 쏟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영국의 누적 확진자는 300만여 명을 넘어섰고 누적 사망자도 8만여 명을 넘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