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 28일 페이스북에 "논란 유감, 고민정에게 사과"
고민정 "제1야당 국회의원"…조수진, 형사 고소
민주당 "여성비하이자 인격모독" 윤리위에 제소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을 '후궁'에 빗대 논란이 된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과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을 '후궁'에 비유해 물의를 빚은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결국 사과와 함께 문제가 된 SNS의 글을 삭제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28일 조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저의 비판이 애초 취지와 달리 논란이 된 점에 유감을 표한다"며 "고민정 의원님에게도 미안하다. 비유적 표현이 논란이 된 글을 내렸다"라고 적었다.
그는 "(고 의원에 대한) 비판 글 가운데 비유적 표현이 모욕이나 여성 비하로 논란이 되고,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됐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저도 여성 의원으로서 여야를 떠나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를 주장하는 입장에서 비유적 표현이 여성 비하의 정치적 논란거리가 됐다는 것 자체가 가슴 아프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제 애초 취지와 달리 비유적 표현이 정치적 논란이 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조수진 "조선 후궁도 이런 대우 못받아" 고민정 '후궁' 비유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자신을 '후궁'에 비유한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을 형사 고소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조 의원은 지난 26일 고 의원이 지난해 4월 총선에서 당시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등 정권 차원의 지원을 받았다면서 "조선시대 후궁이 왕자를 낳았어도 이런 대우는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고 의원은 "조 의원은 국민 세금을 받는 제1야당의 국회의원"이라며 "그냥 참고 넘기라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러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히며 조 의원을 모욕죄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조 의원의 발언에 날선 비판을 이어가며 이날 국회 윤리위원회에 조 의원을 제소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조 의원은 국회의원이 해서는 안 되는 역대급 발언을 연달아 하다가 이제는 아무도 따라갈 수 없는 망언을 했다"며 "제소안을 이른 시간 안에 처리할 방법까지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홍정민 원내대변인도 원내대책회의에서 "동료 의원을 왕조 시대 후궁으로 비유한 것은 여성비하이자 인격모독"이라면서 "명예훼손과 모욕 등 민형사상 책임까지 져야 할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 의원은 발언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민주당이 윤리위 제소 입장을 밝힌 데다 고소장까지 제출되자 오늘 아침에야 유감 입장을 밝혔지만, 내용의 진정성이 없다"고 꼬집었다.
김종민 최고위원 역시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완전히 선을 넘었다"며 "국민들에게 책임진다는 정치 윤리에서 벗어난 것이고, 개인적인 인간적인 도리로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에 출마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서로 의견이 달라서 논쟁할 수는 있지만 막말 논쟁으로 번지는 것은 서로를 비하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조 의원의 발언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근식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아무리 선거철이고 여당의 잘못이 크다 해도 넘어선 안 될 선이 있다"면서 "정치는 말의 예술이지만 말로 망하기도 한다. 촌철살인은 막말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했다.
■ 공선법 위반 선고 공판에서 기자 휴대폰 빼앗아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오른쪽)과 박상혁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고민정 의원을 후궁에 빗댄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 징계안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후궁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와중에도 조 의원은 자신의 재판에서 촬영하는 기자의 휴대폰을 빼앗아 논란을 키웠다.
27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거공판 직후 조 의원은 '후궁 발언'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제가 뭐가 문제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상황을 다른 기자가 휴대폰으로 촬영하자 "찍지 말라, 구경 왔나"라며 뺏은 뒤 보좌진에게 휴대폰을 건네며 지우라고 지시했다.
조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판결 요지에 충격을 크게 받았다. 명색이 기자 출신인데 현장 취재 기자들에게 너무 큰 실례를 범했다"며 사과했다. 조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 당시 재산을 축소 신고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27일 1심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았다.
조 의원은 취재진이 거세게 항의하자 휴대폰을 돌려줬지만,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조 의원이 언론의 취재를 강압적으로 방해했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