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곤, 만델레이 등 대도시에 계엄령 선포
군부, 시위대 해산하기 위해 물대포 발사…시위대 2명 부상
주말 지난 뒤, 노동자들도 파업하며 시위대에 합류
유엔 인권이사회, 12일 특별회의를 개최해 미얀마 사태 논의
◆…미얀마 국민들이 '군부 독재 타도'를 외치며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쿠데타에 항의하는 미얀마 국민 수십만 명이 항의 시위를 벌이자 미얀마 군부가 일부 대도시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8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미얀마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만달레이에서 미얀마 국민 수십만 명이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고 이에 미얀마 군부가 계엄령을 선포했다.
미얀마 군부는 성명을 통해 “만달레이 7개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이날 밤부터 5명 이상 단체로 모이거나 시위하는 것을 금지한다. 오후 8시부터 새벽 4시까지 통행 금지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군부는 지금까지 전국 곳곳에서 일어나는 항의 시위에 지나친 무력 사용을 자제해왔으나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시위대 수천 명을 해산하기 위해 물대포를 발사했다. AFP는 현지 사진작가를 인용, 물대포에 2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미얀마 군부는 계속 커지는 항의 물결에 국영 TV를 통해 군부에 대한 반대는 불법이며 엄중히 단속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영 TV는 성명으로 “국가 안정과 공공 안전에 해를 끼치는 행위에 법에 따라 조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 군부의 인터넷 통제에도 수만 명이 첫 항의 시위를 시작한 뒤 월요일이 되자 노동자들도 전국적 파업을 하며 시위에 동참했다.
시위대는 '군부 독재 타도', '아웅산 수치 석방'을 외치고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시위 참가한 의류공장 노동자 힌 타진(28)은 AFP에 “오늘 근무일인데 월급이 줄어도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 노동자 치트 민(18)은 “수치 여사에 대한 충정이 재정 상태에 대한 걱정보다 크다”며 “군부 쿠데타 때문에 일주일째 실직 상태라 생존이 걱정된다”고 밝혔다.
지난주 군부는 아웅산 수치 여사를 포함한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인사들을 구금하는 등 쿠데타를 일으켜 부분적이나마 이루어지던 지난 10년간의 민간 통치를 종식했다.
군부는 지난해 11월 패배한 선거를 사기로 규정해 자신들의 쿠데타를 정당화했다. 또한 1년 동안의 비상사태를 선언했으며 향후 선거를 다시 하겠다고 밝혔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오는 12일 특별회의를 열어 미얀마 사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특별회의는 유럽연합과 영국, 한국과 일본 등 47개 회원국 가운데 19개국의 지지를 얻었다. 인권이사회에서 탈퇴했던 미국도 이번 회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토마트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인권조사관은 이번 특별회의 소집이 “(미얀마 시민들에게) 위험이 크고 도움이 필요한 시기에 그들만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