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주요 도시에 장갑차 배치…강경 진압 예고
파업한 노동자와 공무원에게 '감정' 접어두고 업무 복귀 촉구
1백만 공무원 가운데 3/4이 파업…군부 사업에 차질 빚어
NYT "군부의 잔혹한 역사 고려할 때, 이런 시민 불복종 인상적"
◆…미얀마 군부가 배치한 장갑차 옆에 시위대가 모여들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미얀마에서 쿠데타에 저항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군부가 주요 도시에 장갑차를 배치하고 인터넷도 차단했음에도 미얀마인들이 민주주의를 열망하며 계속 시위대에 합류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가디언과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양곤과 미치나, 시트웨 등 주요 도시에 14일 저녁부터 군부의 장갑차량 여러 대가 군부 쿠데타 이후 처음 배치돼 시위대를 향한 강경 진압을 앞두고 있다.
만델레이에선 군부가 인터넷을 8시간 차단했음에도 시위가 계속 이어지자 군과 경찰은 고무탄과 새총을 사용해 이들을 강제 해산했다. 카진 주에선 군 병력이 발전소 주변에 배치돼 시위대와 대치 중이라 군부가 유사시 전력을 차단할 가능성도 있다.
미얀마 군부는 수십만 노동자와 공무원에게 '감정'을 접어두고 업무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군부가 장갑차를 거리에 배치했음에도 노동자들은 직장 복귀에 거의 관심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번 시위엔 전력 관계부처, 세무와 공공서비스 분야의 공무원이 대거 합류했다. 이들은 군부 관련한 사업 분야에 필수적인 인력이다.
뉴욕타임스는 1988년과 2007년 민주화 시위대를 총살한 군부의 잔혹한 역사를 고려할 때 이런 시민 불복종 운동이 매우 인상적이라고 밝혔다.
미얀마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미얀마 공무원은 약 100만 명이 있으나 이들 가운데 4분의 3이 직장에 출근하지 않고 있다. 일부 전력 부처 공무원들은 3개월 동안 전기 요금을 내지 않아도 법적으로 전기를 끊을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시민들에게 전기 요금을 내지 말 것을 독려하며 미얀마 군부의 자금을 옥죄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군부의 무력 사용 증가와 장갑차량 추가 배치 등 미얀마 상황을 매우 우려한다. 공권력에 의한 지속적인 폭력, 협박, 괴롭힘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럽연합과 영국, 캐나다 등 10여 개 서방국가는 공동성명을 내고 시위대와 민간인에 대한 폭력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가택연금상태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구금 기간이 17일까지 이틀 연장됐다고 수치의 변호인이 밝혔다. 앞서 군부는 수치 고문을 불법 수입한 무전기를 소지하고 무단으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