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투표서 51.2%가 찬성…어길 시 1,200만원 벌금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마스크, 축제 가면 등 제외
유럽 내 무슬림 인구 급증과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로 反이슬람 정서 커져
◆…스위스의 '부르카 금지법' 캠페인 포스터 <사진 연합뉴스>
스위스 국민투표에서 51%가 찬성해 이슬람 여성들이 착용하는 니캅과 부르카 착용을 포함한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가리는 것이 금지된다.
외신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스위스 국민투표에서 51.2% 대 48.8%로 해당 안건이 통과됐다.
이번 조치로 스위스에서는 식당, 스포츠 경기장, 대중교통 등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가리는 것이 금지된다. 축제에서 착용하는 가면과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인한 마스크 착용은 예외다.
하지만 이슬람 여성들이 착용하는 니캅이나 부르카 등은 예배 장소를 제외한 공공장소에서는 더 이상 착용이 어렵게 됐다. 어길 시에는 최고 1만 스위스프랑(약 1천20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이에 BBC는 극우 성향의 스위스 국민당(SVP)가 '극단주의를 중단하라'는 구호를 앞세워 선거 운동을 벌인 결과라고 전했다.
스위스에서는 이러한 조치를 도입하려는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여성들이 입는 옷을 지시하는 것은 국가에 달려 있지 않다며 그때마다 논쟁이 벌어졌다.
더가디언에 따르면 SVP 측은 과격한 시위대나 훌리건 등을 막기 위해 해당 조치가 필요하며 안건에 니캅이나 부르카를 특정하는 단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홍보 포스터에는 검은색 니캅 차림의 여성과 함께 “과격 이슬람주의는 그만”이라는 구호가 적혀 있었다.
투표를 앞두고 발터 워브만 SVP의원은 “스위스에서 우리의 전통은 얼굴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자유의 표시다”라고 말했다.
스위스의 무슬림 중앙회는 성명을 통해 “오늘 결정은 법적 불평등 원칙을 확대하며 무슬림 소수 민족에게 명백한 배제 신호를 보낸다”며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860만 스위스 인구 중 약 5%가 이슬람교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프랑스는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가리는 것을 2011년에 금지했으며 이어 네덜란드, 덴마크, 오스트리아, 불가리아 등도 전면 또는 부분적으로 얼굴을 가리는 것을 금지한 바 있다.
최근 유럽에서는 무슬림 인구가 급증하면서 반(反)이슬람 정서가 확산됐다. 또한 지난해 프랑스 역사 교수 참수 사건과 니스 테러에 이어 오스트리아에서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가 일어나 유럽 내 이슬람에 대해 공포를 느끼거나 혐오하는, 이른바 이슬라모포비아가 커지고 있는 추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