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서울시장 승리하면 대선 승리 기반 마련...단일화 가장 중요"
吳 "유능한 우파가 유능 시정 펼치면 내년 대선에서 정권 탈환 가능"
安의 국민의힘 입당 관련, 吳 "당장 입당" vs 安 "시장 선거 이후"
尹 전 총장 관계, 安-吳 다른 입장 밝혀...吳 "실패한 영입" 폄훼
吳, 내곡동 처가 소유 땅 의혹엔 "양심선언 나오면 즉각 후보 사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우여곡절 끝에 16일 오후 첫 양자 TV토론을 갖고 범야권 후보단일화 첫 단추를 뀄다.［사진=오세훈 SNS 홈페이지 갈무리］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우여곡절 끝에 첫 양자 TV토론을 갖고 범야권 후보단일화 첫 단추를 뀄다.
수차례의 실무협상에서 합의가 결렬됐지만 16일 오후 KNK더플러스에서 열린 야권 후보 단일화 TV토론에서 오 후보는 '시장(市長) 경험'을, 안 후보는 '후보 단일화'를 강조하며 '정권 탈환'에 공감대를 가졌지만 안 후보의 국민의힘 입당 문제를 놓고선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다.
안 후보는 "내년 봄 정권 교체가 과연 가능할 것인지 어려워질 것인지 지금 그 길목에 서 있다"며 "잘 관찰하고 현명하게 선택하면 서울시장 선거를 이기는 것은 물론 내년 대선에서도 승리할 기반을 닦는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정권 교체는 지금의 야당이 새롭게 바뀌고 더 크게 통합해야 가능하다"며 "야당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다면 서울시장은 이기고 대선은 지는 참혹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당이 새롭게 탈바꿈 할 수 있을지, 옛 모습으로 돌아갈지 결판이 난다"며 "오늘 토론을 보면서 미래로 안내할 사람이 누구인지, 대선을 이길 수 있는지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오 후보는 우선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는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사건이 벌어져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이건 무능과 부패의 완결판"이라고 문 정권을 비판했다.
이어 "이는 지난 1,2차 신도시 때 비슷한 사건이 터졌기 때문에 예견됐던 일"이라며 "예견을 못했다면 무능한 거고 아니라면 부패와 연관돼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 오세훈은 과거의 부패의 온상 서울을 청렴도 1위 도시로 만들었던 기억을 살려서 청렴한 서울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선이 야권에 주는 정치적 메시지'에 대해선 안 후보는 "대한민국 운명을 결정하는 선거"라며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이 지면 대한민국은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미래가 없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게 야권후보 단일화"라고 힘줘 말했다.
나아가 "야권후보 단일화를 통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공통으로 선거대책위원회를 조직하고 힘을 합쳐 승리해야 한다"며 "선거 승리 뒤 연정을 하고 또 당 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나아가 두당 뿐 아니라 외부의 수많은 능력 있는 많은 분들이 함께 모여 범야권 대통합 이뤄야만 한다"며 "저는 거기에 모든 힘을 다 바쳐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오 후보는 같은 질문에 "안 후보 말에 100% 동의한다. 두 후보가 소명 의식을 느껴야 할 선거"라면서도 "이 같은 정치적인 의미에 더해서 서울시를 다시 되살려야 한다는 행정적인 의미도 있다"고 야권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난 10년, 박원순 시장 시절 서울 경쟁력은 추락하고 시민의 삶은 팍팍해지고 힘들어졌다"며 "유능한 우파가 등장해 청렴하고 유능한 시정을 펼쳐 '우파가 하면 깨끗하구나. 성취하는 것도 많고 실적도 좋아지는구나' 하는 걸 피부로 느낄 때 내년 대선에서 정권 탈환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두 후보가 단일화를 이루고 힘을 합쳐 서울시정을 운영하고 유능함을 바탕으로 정권탈환 교두보를 반드시 이루겠다"며 "꼭 단일화를 이룰 수 있도록 성원해주시고 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 안철수 후보의 국민의힘 입당 문제 놓고 오세훈 후보와 팽팽한 설전 펼쳐
한편 안 후보의 국민의당 입당 문제를 놓고선 양보 없는 설전을 펼쳤다.
오 후보는 안 후보에게 "약속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많은 합당을 하느니, (안 후보가) 입당하는 게 낫다"며 "어차피 할 합당, (오늘 입당하면) 100% 야권 분열을 막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안 후보가 입당하는 경우엔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경쟁력 조사로 동의해드리겠다"며 실무협상 때 최대 쟁점이 된 여론조사 방식을 안 후보측 주장으로 양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제 목적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이 이기는 것"이라며 "그래서 최대한 4번 지지자들과 2번 지지자들을 모두 합쳐서 이번에 이기자는 것"이라고 답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혹시나 미덥지 못하다는 분들도 계실 수 있을 것 같아서 오늘 시장 선거 이후 3단계 범야권 통합 방안을 말씀 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후보는 안 후보의 합당 구상과 관련, "지금 국민의힘은 의석수가 100석(102석)이 넘는데, 국민의당은 3석"이라면서 "100대 3비율로 합당할 의향이 있냐"라고 현실성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안 후보는 "서울시장 선거 이후의 '야권 대통합'에서 어떤 지분도 요구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안 후보는 아울러 "우리끼리는 분열에 관해서는 이야기하면 안 된다"며 단일화 경선 탈락 후보가 단일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자고 제안했고 오 후보는 이에 동의했다. 다만 오 후보는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걱정된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관계 설정 놓고 대립각 세워
두 후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관계를 두고도 대립각을 세웠다.
안 후보는 "윤석열 전 총장은 야권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윤 전 총장이 정치를 한다면 대선 후보로, 또 정치를 하지 않더라도 힘을 보태는 역할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과거 윤 전 총장 영입을 위해 접촉했던 사실을 인터뷰에서 말하는 걸 여러번 봤다. 사실 실패한 영입"이라며 "요즘 젊은 분들이 실패한 소개팅에 대해 주변에 이야기하면 정말 싫어한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윤 전 총장이 정치에 발을 들이더라도 본인이 제1야당이나 제3지대로 방향을 결정할 사안이란 점을 강조한 셈이다.
◆ 안철수 단일후보될 경우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의 갈등문제 해결 이슈도
오 후보는 안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는 경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불편한 관계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안 후보가 자신이 서울시장이 되면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우리 당에 와서 후보 경쟁을 하면 원샷 후보가 될 테니 들어오라고 했을 때는 국민의힘(2번) 기호로는 당선이 불가능하다는 사람"이라며 "왜 갑자기 무슨 합당이니 이런 얘기를 하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안 후보를 힐난했다.
이날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지원차 부산을 찾았다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나온 발언이다.
김 위원장은 또 안 대표가 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에 대해 '이적행위' '상왕(上王)'이라고 원색비난한 데 대해서도 "나는 상왕이 아니라 국민의힘을 대표하는 사람"이라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오 후보는 이런 김 위원장과 안 후보간 갈등 관계를 언급하며 공동선대위가 원활한 운영이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제가 단일후보가 된다면 김 위원장을 찾아뵙고 양해를 구하고 제발 도와달라고 꼭 부탁드릴 것"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 吳, 내곡동 땅 의혹 "직간접적으로 압력 가했다는 걸 양심선언하면 후보 사퇴"
한편 오 후보는 최근 내곡동 소재 처가의 땅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는 데 관연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해명 요구에 “(관여했다는)내부 증언이 나온다면 후보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이어 "한 사람이라도 이 지구에 대해서 오세훈 시장이 관심을 표했거나 직간접적으로 압력을 가했다는 걸 기억하면 나서달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 직원이나 SH공사 직원은 바로 양심선언을 해 달라"며 "그러면 바로 후보 사퇴하겠다"고 거듭 자신이 관여함이 없었다는 점을 주장했다.
오 후보는 "해당 땅은 1970년도에 아내가 초등학교 4학년일 때 장인이 돌아가시면서 상속을 받은 땅"이라며 "당시 평당 보상 가격은 270만원으로, 당시 주변 시세인 317만원보다도 낮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안 대표는 "시세보다도 낮게 매각을 했다고 했는데 36억원 번 것은 사실이니까, 아마도 많은 분이 상실감이 크실 것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천준호 민주당 의원이 오 후보 일가가 소유한 내곡동 토지가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면서 토지보상금 36억5000만원을 수령했다며 사실상 '부동산 특혜'를 받았다고 의혹을 제기한 것을 언급한 셈이다.
오 후보는 "법조계에 물어봐도 상식적인 수준인데 그렇게 말씀하시면 섭섭하다"며 "'총액이 얼마'로 일반 시민이 상실감 가진다는 건 적어도 안 후보님이 하실 말씀은 아닌 것 같다"고 불쾌감을 드러내 분위기가 어색해지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