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업제도경쟁력, OECD 37개국 중 26위
GDP 대비 법인세 비중·최고 법인세율 높아
규제의 기업경쟁력 기여 35위로 최하위권
전경련, OECD 대상 기업 제도경쟁력 분석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서 한국의 기업제도경쟁력이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조세분야 경쟁력도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높은 법인세 부담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낮은 기업제도경쟁력은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낮출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료제공 전국경제인연합회)
1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OECD 국가를 대상으로 기업과 관련 제도경쟁력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OECD 37개국 중 26위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경제포럼(WEF)이 매긴 국가경쟁력 종합순위 10위(2019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 기준 17위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기업제도경쟁력은 G5 국가(미국 6위, 영국 11위, 독일 16위, 일본 17위, 프랑스 21위)는 물론 국내총생산(GDP)가 한국의 7분의 1에 불과한 포르투갈(24위)에 비해서도 순위가 낮았다. 전경련은 "낮은 기업제도경쟁력이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낮추는 주요 원인"이라고 했다.
◆…(자료제공 전국경제인연합회)
우리나라의 조세분야 경쟁력은 조사대상인 OECD 회원국 중 26위였다. 조세분야는 GDP 대비 법인세 비중, 최고 법인세율, GDP 대비 정부지원금 비중 등 5개 세부 항목을 종합해서 평가한 결과다.
특히 한국의 GDP 대비 법인세 비중은 4.21%로 조사대상국 중 7번째로 높았고(OECD 31위), 최고 법인세율은 25%로 16번째로 높았다(OECD 22위). GDP 대비 정부지원금 비중은 8위를 기록했는데, 순위가 높은 이유는 정부의 기업에 대한 지원금이 적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노동분야는 정리해고비용, 노동시장 유연성 등 10개 세부 항목을 분석한 결과 28위로 나타났다. 정리해고 비용은 OECD 가입국 중 4번째(34위)로 높았다. 상위권으로는 노동세율(영업이익 대비 고용으로 인해 기업에서 부담하는 세금의 비중)이 OECD 9위를 기록했다.
◆…(자료제공 전국경제인연합회)
규제분야는 25위로 하위권이었다. 세부항목을 보면 규제의 기업경쟁력 기여도는 35위, 규제의 질은 26위, 기업규제부담은 25위로 나타났다. 주주보호 규제는 8위를 기록했다. 경영자와 주주 간 이해충돌 시 주주보호를 위한 제도가 우수하다는 평가다.
정책효율성 분야는 23위로 중하위권을 기록했다. 세부항목 중 경제변화에 대한 정부의 대응력은 28위·정부정책의 안정성은 25위로 나타나, 정부의 경제변화에 대한 정책 유연성과 일관성 모두 미흡한 모양새다. 정책효율성 분야에서 상위권을 기록한 국가는 덴마크(1위), 스위스(2위) 등 북유럽 국가가 차지했고 한국은 벨기에(22위)보다도 순위가 낮았다.
◆…(자료제공 전국경제인연합회)
혁신분야는 19위로 타 분야에 비해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창업절차는 3위, 창업 준비기간은 8위 등으로 행정절차에선 강점을 보였다. 그러나 창업비용(36위), 지적재산권 보호(29위), 창업지원 법제(27위) 등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경쟁관계에 있는 중국·홍콩·싱가포르를 추가해서 40개국을 대상으로 기업제도경쟁력을 조사한 결과 홍콩 1위, 싱가포르 2위, 한국 28위, 중국 30위로 나타났다. 특히 규제(中27위, 韓28위), 조세(中26위, 韓29위), 노동(中29위, 韓31위) 분야는 중국보다도 순위가 낮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최근 통과된 기업규제3법, 중대재해처벌법 등이 반영된다면 기업제도경쟁력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규제, 노동, 세제 등 모든 분야에서 취약한 부분을 발굴해 과감하게 개선하여 기업제도경쟁력 강화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