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당, 인프라 투자에 9280억달러 역제안

미국 공화당이 27일(현지시간) 928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안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역제안했다.

공화당의 역제안은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1조7000억달러에 크게 못 미쳤으나 민주당은 협상을 계속할 계획이다.

지난주 바이든 대통령은 초당적 합의를 위해 기존 2조2500억달러에서 5000억달러 내린 합의안을 공화당에 다시 제안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셸리 무어 캐피토 공화당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어서 일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캐피토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의 전화에 '긍정적'이라며 "대통령은 어떤 약속도 하지 않았지만 계속 진행하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공화당이 내놓은 제안에는 도로와 교량 등 주요 인프라에 5060억달러, 대중교통에 980억 달러를 투자하는 내용이 담겼다.

바이든 대통령은 법인세율 인상으로 인프라 투자 자금을 마련할 생각이나 공화당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공화당은 법인세율 인상 대신 사용되지 않고 있는 코로나19 구제금을 재원으로 쓸 생각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공화당 계획이 새로운 실질적인 자금을 제공하지 있어 염려된다"며 "코로나19 구제금 삭감이 중단된 지원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 차이가 큰 이유는 '인프라'에 대한 정의가 다르게 때문이다. 공화당은 도로와 공항, 파이프 망 같은 물리적 자산에 제한을 두나 민주당은 여기에 사회 지출 프로그램과 교육을 포함한다.

일부 민주당 상원 의원들은 공화당과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조정' 절차라는 입법 전술을 쓰자고 주장한다.

조정이란 미국 의회의 입법 절차 가운데 하나이다. 미 상원에서 법안 통과를 위해선 재적 100명 가운데 60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다만 조정 절차를 발동하면 단순 과반인 51명의 찬성으로도 법안이 통과된다.

미국 상원은 민주당 50석, 공화당 50석으로 양분돼 있다. 다만 상원 의장을 겸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면 찬성 51표를 얻을 수 있다.

캐스팅보트란 의회에서 의안의 표결 결과가 가부 동수로 나왔을 때 의장이 직접 의안의 가결, 부결 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웨스트버지니아주 공화당원은 "당파적 조정 과정이 향후 있을지 모를 초당적 합의에 치명적일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제공 로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