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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전문가 "김여정 담화, 동맹 흔들려는 의도…목적 달성 어려워"

조세일보 | 허헌 기자 2021.08.03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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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당근 준 뒤 곧바로 채찍 내놓는 모습 보여와...남국 통신연락선이 당근"

"통신연락선 복원이 중대한 결정...이에 대한 댓가로 한국에 더 많은 압박"

"바이든 정부, 北에 끌려가는 상황 원치 않을 것...곧바로 대화 시작해야"

미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한미연합훈련 취소 압박 담화는 한미동맹을 흔들려는 의도지만 북한의 압박이 목적을 달성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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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의원들이 7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소통관에서 문재인 정부의 평화협상을 위해 8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연기를 촉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3일 미국 내 북한 전문가들이 한미연합훈련을 겨냥한 김 부부장의 담화가 미국과 한국의 동맹에 틈을 벌리려는 시도로 해석했다고 전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국장은 2일(현지시간)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은 한국 문재인 정권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이번 담화를 통해 미국과 한국이 서로 다른 의견으로 부딪히길 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스 국장은 또 “북한이 당근을 준 뒤 곧바로 채찍을 내놓는 모습을 자주 보여왔다”면서 그런 관점에서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을 당근으로, 이번 한미연합훈련과 관련된 김 부부장의 압박은 채찍으로 해석했다.

조셉 디트라니 전 미국 6자회담 차석대표도 “지난해 남북 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북한 입장에선 통신연락선 복원이 중대한 결정이었다”고 전제한 뒤, “이에 대한 대가로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와 관련해 한국에 더 많은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한국을 이용해 미국을 압박하고, 이를 통해 ‘한미 연합훈련 축소 혹은 중단’이라는 오랜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시도로 규정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북한의 시도가 성공을 거두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클린트 워크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끌려가는 듯한 상황에 처하기를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8월에 예정된 미한 연합훈련은 컴퓨터 기반 모의 방식이고, 또 최근 몇 년간 미국과 한국이 진행한 훈련이 규모가 축소되거나 실제 기동이 이뤄지지 않는 방식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김 부부장은 어떤 형태의 훈련이든 상관없이 거부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면서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용인할 수 있는 주장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고스 국장은 이번 사안이 ‘안보 문제’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한미가 연합훈련 축소 등의 문제를 놓고 어느 정도 간극을 보이고 긴장 관계를 유지할 수도 있을 것이지만, 궁극적으로 한국은 자신들의 국가 안보가 미국과 연결돼 있다는 점을 깨달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결정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이는 북한이 한국과의 협상을 꺼리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일각에서는 한미연합훈련의 중단을 통해 북한과의 관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를 내놓는 데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했지만 북한 문제에서의 진전을 이루지 못한 과거 사례를 상기시켰다.

그는 3년 전 싱가포르 정상회담 당시 미국은 동맹국인 한국은 물론 심지어 미군 사령관들과도 협의 없이 연합군사 훈련을 축소하는 결정을 내렸지만, 지금은 3년 전보다도 북한과의 대화에 더 가깝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고스 국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전임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전통적인 정책을 취하고 있다”며 “특히 북한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국내와 외교 정책을 훼손하는 결정을 내리겠느냐”고 반문했다.

북한이 한미연합훈련 축소 등과 같은 특정 조건을 내걸고 대화에 나서는 행태를 끊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사는 “북한이 한국이나 미국으로부터의 양보를 조건으로 대화에 복귀해 왔다”면서 “하지만 미국과 한국은 물론 관련국들조차 특정 조건을 만들지 않은 상태에서 평화로운 해법을 논의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연합훈련 등 특정 사안을 조건으로 하지 않고 곧바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크 연구원도 연합훈련 축소 등을 조건으로 북한과 대화를 재개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워싱턴에는 그런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는 대조적으로 북한이 원할 때 언제든 연락을 할 수 있으며, 바이든 행정부도 이미 비공식 대화 시작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지만 거절을 당했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달 중 한미연합훈련이 실시될 경우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이겠느냐’는 질문에는 그는 “북한이 코로나19로 인한 자체 통제 상황에 놓여 있는 데다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현재 상태로 볼 때 심각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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