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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IPO 흥행 참패...공모주 청약 시들해지나

조세일보 | 김진수 기자 2021.08.0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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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공모가·고평가 논란...증거금 5조358억에 그쳐
배틀그라운드 의존도 낮추고 사업 다각화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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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제공
올해 하반기 IPO(기업공개) 대어로 꼽혔던 크래프톤이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공모주 청약 열풍이 한풀 꺾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 2일과 3일 이틀간 진행된 공모주 청약에서 5조358억원의 청약증거금을 모집하는 데 그쳤다. 최종경쟁률은 7.8대1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앞서 IPO 대어로 주목받았던 기업들에 비해 크게 부진한 흥행성적이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288대1의 경쟁률로 80조9017억원의 청약증거금을 끌어모았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335대1 경쟁률에 증거금 63조619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26~27일 카카오뱅크는 중복청약이 막혔음에도 58조3020억원을 모으며 182대1 경쟁률을 보였다.

심지어 크래프톤과 같은 날 청약을 받은 채용플랫폼 업체 원티드랩도 1731대1 경쟁률로 5조5291억원을 확보하며 크래프톤을 앞질렀다.

크래프톤의 흥행 부진에 대해 업계에서는 무엇보다 기업 가치의 고평가 논란을 주된 이유로 보고 있다. 당초 크래프톤은 디즈니, 워너브러더스와 같은 글로벌 콘텐츠 기업을 비교기업으로 선정해 공모가를 45만8000원~55만7000원 범위에서 정하려 했다. 이에 금융당국이 정정 요구를 하자 비교기업을 엔씨소프트,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등 국내 게임업체로 바꿨고 결국 공모가는 49만8000원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이 공모가도 고평가 우려를 불식하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공모가 기준 크래프톤의 시가총액은 24조3512억원으로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17조7827억원)를 웃돈다. 1분기 영업이익의 96.7%를 배틀그라운드에 의존할 정도로 수익 구조가 편중돼있는 크래프톤의 기업 가치가 엔씨소프트보다 높게 평가됐다는 점은 투자자들의 의구심을 자아낸 것으로 보인다.

이 의구심은 상장 후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기대감을 낮추는 요인이다. 앞서 진행된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 243.15대 1로 다른 대어급에 비해 저조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기업 가치 고평가 논란은 공모가에 대한 투자자들의 부담감으로 이어진다. 크래프톤의 청약을 위해서는 최소 249만원의 증거금이 필요했다. 3개 증권사에 중복청약하려면 747만원이 필요한 것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최소 청약증거금이 19만5000원이었던 데 비하면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외부적인 요인으로는 중국발 악재도 들 수 있다. 지난 3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간하는 '경제참고보'는 게임을 '정신적 아편', '전자 마약'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중국의 게임 규제 움직임에 국내외 게임사 주가도 타격을 입었다.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크래프톤의 공모주 청약도 당연히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한편 중복청약 막차를 탄 크래프톤은 오는 10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현대중공업, 롯데렌탈,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페이를 비롯한 IPO 대어가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크래프톤의 사례가 공모주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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