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물러선 이준석 "토론회 대신 정견발표회 제안"

윤석열·원희룡 반발에 한발 물러서...'이준석 리더십' 위기 봉착

김기현 원내대표, 12일 휴가 중 이 대표 찾아 '절충안' 제안...李 수용

서병수 경준위원장 수용 여부가 관건...유승민·홍준표 반발도 우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4일 논란이 돼온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 주최 대선후보 토론회를 정견발표회로 바꾸자고 제안하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당내 반대세력들과의 갈등 진화에 나섰다.

경준위가 준비한 토론회가 '당대표 탄핵론'과 함께 '후보 간 갈등'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데 대한 조정 차원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윤 전 총장은 토론회 불참을 시사했고, 원희룡 전 제주지사 또한 이 대표 주도의 토론회에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상태다. 반면 유승민·홍준표 예비후보는 이 대표 의견에 동의하는 등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여러 의원님들과의 논의를 통해 정리한 바로는 그저께 김기현 원내대표께서 제시하셨던 중재안이 합리적이고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제 서병수 위원장께서도 최고위원회의 공식적인 요청에 따라 재검토 여지를 말씀하셔서 오늘 재차 김 원내대표의 중재안을 받아들여 주실 것을 요청드렸다"며 "경준위에서 김 원내대표의 중재안을 기반으로 해법을 모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기현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이 대표가 휴가 중이던 경북 상주로 내려가 '토로회 대신 정견발표회를 열자'는 절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 대표와 윤 전 총장간 갈등이 위험수위를 넘어서 더 이상 갈등이 확대돼선 안 된다는 판단으로 긴급 회동한 셈이다,

한편 서병수 경준위원장은 지난 13일 이 대표가 토론회를 발표회로 전환할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 "저에게 말도 안 하고 그러시면 곤란한 것 아니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경준위 회의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말한 뒤, "모든 공문은 정책 토론회로 보냈다. (발표회로 전환하면) 또 다른 논란이 농후하다"며 발표회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최고위가 부여한 경준위의 권한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토론회 방식에 대한 당 경선 예비후보 간 갈등도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는 평가다.

13일 원 전 지사는 "당 대표의 아이디어라고 밀어붙이는 독단에 대해선 절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윤석열 캠프 대외협력특보인 김경진 전 의원은 지난 13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경준위가 직접 경선 자체의 일환인 토론회를 한다는 것이 일단 이해가 안 간다"며 "그런 문제의식 때문에 김재원 최고위원과 조수진 최고위원은 최고위 의결을 통해 직권으로 경준위 토론회 자체를 취소시키겠다고 아예 얘기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발했다.

원 전 지사도 이날 "저도 토론회를 백번이라도 하고 싶고, 토론회를 통해 제 진면목을 보여줄 자신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대선 후보 선출이라는 중대한 문제를 놓고 당 대표 본연의 역할은 망각한 채 갈등만 일으키는 것을 묵과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대표는 지금이라도 당헌 당규에 따라 공정한 선거관리위원회를 발족하고 당 구성원들의 의견을 두루 모아 최고위원회에서 ‘경선룰’을 정해야 한다"며 "당 지도부가 공정하게 경선을 관리할 수 있도록 다른 경선 후보는 물론 정권교체를 바라는 모든 분들과 뜻을 모아나갈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주자들의 토론회 방식을 놓고 당내 갈등이 심화되면서 이준석 대표의 리더십이 취임 후 최대 위기에 봉착한 양상이다. 이날 이 대표의 한발 물러선 '정견 발표회 방식'의 토론회 제안이 국면을 전환시킬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