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집권여당 대표 발언에 美 국무부가 큰 온도차 낸 것은 '이례적' 반응 나와
송영길 대표, 아프칸 사태 보며 "자주국방과 전작권 회수 이뤄져야" 주장
美국무부 "北 WMD는 불법적", 전문가 "北, 핵·미사일 능력 계속 증강 중"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8일 아프칸 사태를 빗대어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우리나라도 아프칸 꼴이 날 것이라는 한 미국 언론인의 주장에 대해 SNS에 '북한의 남침 가능성 일축과 함께 전시작전권 조기 전환'을 주장한 데 대해 미국 국무부와 전문가들이 강하게 반박했다. 앞서 당 최고위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송 대표［사진=연합뉴스］
이 매체는 미군 철수로 혼란에 빠진 아프가니스탄과 한반도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해 온 국무부가 북한 군사력에 있어서는 이례적으로 우리 여당 대표의 평가와 확연한 온도차를 드러냈다고 전했다.
또한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도 송 대표의 북한 전력 평가에 동의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도 했다. 한국 집권여당 대표의 발언에 미 국무부가 반박 내용을 낸 점에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송 대표는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주국방은 우리 모두의 의무입니다'라는 글을 통해 아프간 사태, 전시작전권회수로 강력한 자주국방의 의지와 능력을 더욱 키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도날드 럼스펠드 전 국방장관의 연설문 작성 담당 보좌관을 지낸 워싱턴포스트(WP)지 칼럼니스트가 아프간 사태를 빗대어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대한민국도 아프간 꼴이 날 것이라고 한 발언 내용을 거론한 뒤 "조지 W 부시와 럼즈펠드의 연설문을 총괄했다는 양반이니 북한과 한국의 군사력이나 경제력에 대해서도 웬만큼은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9년 기준으로 국방비가 46조7천억원인 세계 6위의 군사력과 10대 무역대국인 우리나라와 지금의 아프간을 비교한다는 자체가 '험담'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송 대표는 6.25전쟁 당시 북한은 소련이 제공한 T-34 전차와 각종 야포로 중무장한 군대였고 우리는 정부 수립 이전의 국방경비대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국군이었음을 언급한 뒤, '당시 이승만 정부는 트로먼 정부에 탱크와 전투기를 요청했지만, 우리 지형사정에 맞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거절했다"면서 "설상가상으로 한국을 미국 방위선에서 제외한다는 '에치슨 라인'을 발표해 소련과 북한이 전쟁을 도발해도 미국이 개입하지 않을 것처럼 오해하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에 투입된 전쟁비용만 1조 달러가 넘는다고 말했다"며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6.25 당시에 1십만분의 1, 아니 1백만분의 1이라도 지원했더라면 우리 국군은 능히 북한군의 침공을 저지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대표는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15 경축사에서 '세계 6위의 국방력으로 누구도 함부로 넘볼 수 없는 나라가 되었다'고 한 점을 거론한 뒤 "북한은 모든 무기체제가 낡았고, 유엔과 미국의 경제제재로 전차와 전투기를 운용할 연료조차 제대로 보급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남침할 능력은커녕 자신들의 생존과 체제 유지가 더 절박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무기체계가 낡았다는 송 의원의 주장과 반대로 북한 정권은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계속 증강하고 있으며, 지난 두 차례의 열병식에서도 탱크와 화포, 방공 시스템 등 많은 새 무기들을 공개했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한국 국방부가 지난 2월 발간한 ‘2020 국방백서’는 군사력에 있어서 한국은 양적으로, 북한은 질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북한은 이 같은 양적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재래식 무기 성능 개량과 함께 핵과 WMD, 미사일, 장사정포, 잠수함, 특수전부대 등 비대칭 전력 증강에 몰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 군사 전문가들은 특히 송 대표가 "한미동맹의 중요성 못지않게 우리나라는 우리 스스로 지킨다는 자주국방의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서 전작권 회수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 데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마이클 오핸론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미 강력한 군사력을 계속해서 개선하려는 한국의 어떤 노력에도 찬사를 보낸다"면서도 "하지만 지휘체계, 그리고 미국의 핵 억지력과의 연계를 혼란스럽고 복잡하게 만들 전시작전권 전환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클링너 연구원 역시 "미국과 한국은 시한을 기준으로 한 절차를 버리고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채택한 만큼, 전작권 회수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은 잘못된 표현이며 양국이 합의한 요건에 대한 이해 부족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송 대표의 전작권 조기 이양 추진은 군사적 요인이나 한미 양국의 이전 합의와 일치하기보다는 정치적, 이념적 요인에 이끌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9일(현지시간) 전작권 전환과 관련, "특정한 시간표를 공약하는 것은 우리 군과 국민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은 한미 양국이 상호 동의한 것일 뿐 아니라 우리의 병력과 인력, 그리고 그 지역의 안보를 보장하는 데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고 VOA는 전했다.
하지만 송영길 대표의 입장은 이와 다르다. 우리나가가 단순히 군사력과 경제력뿐만 아니라 사회적·정치적 역량에서도 월등하게 북한을 앞선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전작권 조기 전환과 관련해서도 "한미동맹의 중요성 못지않게 우리나라는 우리 스스로 지킨다는 자주국방의 자세도 필요하다. 이게 바로 협력적 자주국방"이라면서 "스스로 작전을 기획하고 실행해본 경험이 없는 부대라면 막상 실전에서 어떤 곤란을 당할지 모른다. 그래서 전시작전권회수가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한미동맹은 단순히 북한에 대한 대응만이 아니라 동북아의 힘의 균형과 평화유지를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송 대표는 이어 전쟁수행 능력을 상실한 아프간 정부를 보면서 두 가지 관점이 드러난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두 가지 관점 중 하나는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대한민국이 망할 거라고 ‘험담’을 늘어놓는 부류가 있다. 사실관계도 엉터리이고 근거도 없이 불안만 선동한다"면서 "이런 논리가 트럼프 대통령 시절 한국안보를 지켜주고 있으니 50억달러 방위비 분담금 내놓으라는 논리로 연결된다"고 주장했다. 주한미군 존재는 미국안보에도 필수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외면하는 논리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관점으로 그는 "한미 동맹관계를 튼튼히 유지하면서도 국방력강화 전작권회수를 통해 강력한 자주국방의 의지와 능력을 더욱 키우자는 것"이라면서 "저는 당연히 후자를 선택한다"고 힘줘 말했다.
앞서 송 대표는 지난 5월 2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성과 중 한미 미사일종료지침 합의와 관련해 "이전 한미관계와 질적으로 다른 전면적 변화의 계기, 즉 전략적 변곡점에 들어선 것"이라며 "전시작전권 회수와 연결돼 우리 군사주권을 확립하는 계기로 연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면서 그는 "42년 만에 우리나라 미사일주권을 완전히 회복함으로써 국방력 증강에 획기적 진척을 이룬 것은 큰 성과"라며 "북핵 미사일 위협뿐만 아니라 미래의 잠재적 위협에 대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성과"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