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중재법, 여야 오늘 오전 막바지 협상

민주당 강성지지자, 언론 10적에 문자폭탄
이상민 의원 "'野로 가라 문자에…니가 가라", "속쓰리고 상처"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 31일 여야가 언론중재법 개정안 등 법안 처리를 놓고 최종 담판에 나설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0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최종 협상을 벌인다.

전날 4차례에 걸친 원내대표단 협상에서도 합의에 이르지못한 여야는 내부 의견을 수렴해 재협상하기로 했다.

민주당에서 일부 양보안을 제시했지만, 국민의힘에서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아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추석전 통과를 목표로 이해집단 등이 참여해 논의하는 가칭 '언론민정협의체' 구성을 제안하며 돌파구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강성지지자들 사이에서 언론중재법 처리에 신중론을 보이고 있는 의원들을 '언론 10적'이라고 규정하고 문자폭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여야 원내대표가 4번이나 만났는데도 협상이 불발된 이유에 대해 "민주당은 언론의 신뢰를 높이고, 피해자 구제가 현행 제도로는 취약하고, 가짜뉴스로 인한 개인의 피해가 심각하다는 점에서 이를 위한 법제도의 필요성이 크다"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이 법이 독소들이 있으니, 다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니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번에 법 통과를 놓치면 사실상 앞으로 법을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며 야당이 계속 거부하면 대선 정국으로 갔을 때 의석수만으로 무조건 밀어붙일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야당이나 언론시민단체를 망라해서 이 법에 대해 아주 완강하게 반대하고 거부하는 입장을 볼 때, 국민 여론을 고려해 민주당 내에서도 강경하게 밀어붙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원이 적지 않게 있다"고 민주당 내 사정을 전했다.

이 의원은 "특히 대선 정국에 있어서 이렇게 의석이 많다고 밀어붙일 경우 지난 4.7 재보궐 선거에서 봤듯이 힘자랑하는 정파에 국민들이 별로 호의적이지 않다고 걱정하는 의원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타협이나 절충을 주장하거나, 속도를 좀 늦추자는 의원들에게 민주당 강성지지자들로부터 '국민의힘으로 가라' 등의 문자가 오고 있다며 "속으로는 너나 가라"라고 한다고 문자폭탄의 고충을 호소했다.

그는 "국회의원이니까 신경쓰고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의젓한 척, 별거 아닌 것처럼 하지만 아주 속 쓰리고 심지어 상처까지 받는다"며 "마음 치유를 위해 음악도 듣는다"라고 문자폭탄을 당하는 어려움을 전했다.

그는 "문자를 보내는 이른바 적극적인 의사표현 하는 분들의 취지는 일반론으로는 좋다"며 "다만 지나친 욕설, 압박 등등이 문자폭탄으로 밀려오면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고, 마음속으로 상처받는다"며 자제를 호소했다.

이 의원은 청와대에서 신중론을 요청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아무래도 문재인 대통령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임기가 실제로 6, 7개월 남아 있으니, 이번 국회를 원만하게 해야 내년도 국정운영을 잘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로서는 이번 국회를 잘 마무리하고 싶은 생각이 있겠죠"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 법안이 원만한 합의 없이 이대로 처리될 경우, 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에 대한 물음에는 "제1당이 의회에서 뜻을 같이하는 의원들이 통과시킨 법을 집권 당 소속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