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가계 살림…"내 소득 여유있다" 고작 11%뿐

"내년 가구 재정상태 변화 없을 것" 55.1%
기부 의사는 37.2%…2011년 이후 감소 추세 
통계청, 2021년 사회조사 결과

우리 국민의 절반 이상은 현재의 소득수준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1년 뒤에도 가계의 살림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국민이 절반을 넘어서며, 현재 소비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사회조사(올해 5월, 전국 1만9000만 가구 대상)' 결과에 따르면 19세 이상 가구주 중 가구의 한 달 평균 최소 생활비와 비교해서, 가구의 실제 소득이 여유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11.9%였다. 이는 2년 전보다 1.1%포인트 오른 수치다. '소득 수준이 적정하다'고 응답한 비중은 30.2%다.

바꿔 말하면, 절반 넘게는 가계 살림이 어렵다고 해석될 수 있다. '소득수준이 여유 없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해마다 감소 추세이나, 여전히 높은 비중인 57.9%를 기록했다. 가구의 월 평균소득 100만원 미만일 때 이런 응답은 77.7%인 반면, 600만원 이상에선 26.6%의 응답률을 보였다. 월 평균소득이 낮을수록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국민이 많다는 의미다.
특히 '내년에도 가구의 재정상태는 변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2년 전보다 0.7%포인트 늘어난 55.1%였다. '재정상태가 좋아질 것'이란 응답은 23.5%이며, '나빠질 것'이란 응답은 21.4%다. 통계청은 "연령대가 낮을수록,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내년 가구의 재정상태에 대해 낙관적인 경향을 보였다"고 했다.

가계 살림에 여유가 없다보니 기부도 위축된 모양새다. 지난 1년 동안 기부 경험이 있는 사람은 21.6%로, 이 비율은 2011년 이후 꾸준히 감소 추세다. 향후 기부 의사가 있는 사람은 37.2%로, 이 역시 감소하고 있다. 기부하지 않은 이유로 '경제적 여유가 없다(45.8%)'가 가장 많았다.

19세 이상 인구 중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중' 또는 '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각각 58.8%, 2.7%로 2년 전보다 0.3포인트 증가한 반면, '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38.5%로 0.6%포인트 줄었다. 통계청은 "월평균 가구소득이 200만원 이상인 사람의 절반 이상은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중' 이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생활 여건이 2년 전과 비교해서 변화가 없다는 응답이 43.6%로 가장 많았고 이어 좋아졌다(31.5%), 나빠졌다(24.9%) 순이었다.

직업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은 수입(38.7%), 안정성(24.8%), 적성·흥미(13.8%) 등 순이었다. 13~34세 청(소)년들이 가장 근무하고 싶은 직장은 대기업(21.6%)이 가장 많고 이어 공기업(21.5%), 국가기관(21.0%) 등이었다. 임금근로자가 다니는 직장의 전반적인 일자리 만족도는 35.0%로, 2년 전(32.3%)보다 2.7%포인트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