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수출기업 원자재 구매가격 18.6%↑
열 중 여덟, 경영악화…영업이익 5.9%↓
기업들 "구매값 6개월 이상 상승" 전망
한경연,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기업 영향 조사
◆…우리나라 수출기업 열 곳 중 여덟 곳이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경영이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사진 클립아트코리아)
19일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내놓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기업 영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들의 올해 원자재 구매 가격은 전년 대비 평균 18.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경연이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업종을 대상(100개사 응답)으로 실시(10월27일~11월11일)한 설문 결과다.
업종별 원자재 구매 가격 증가율을 보면 철강이 29.8%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석유화학‧제품 26.3%, 일반기계‧선박 19.5%, 전기전자 12.5%, 바이오헬스 11.6%, 자동차‧부품 10.5% 등 순이었다. 전기전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컴퓨터, 이동통신기기를 합쳐 산출한 수치다.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기업 열 곳 중 여덟 곳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경영이 악화된 모양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기업 경영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 기업의 83.0%는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12.0%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 5%는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1년 전과 비교해 올해 원자재 구매 가격이 상승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업이익의 변동률을 조사할 결과에선, 83.5%가 영업이익이 떨어졌다고 답했다. 평균 영업이익 변동률은 마이너스(-) 5.9%였다.
업종별 영업이익 변동률은 일반기계·선박이 –8.8%로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이어 석유화학·제품(-7.1%), 바이오헬스(-6.0%), 철강(-5.7%), 자동차·부품(-5.2%), 전기전자(-1.8%) 순이었다.
기업들의 과반(65.2%)은 제품 가격 인상(34.1%), 원자재 외 원가절감(31.1%)을 통해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한다고 답했다. 다른 대응방안으로 원자재 선구매·확보(15.9%), 대체 원자재 발굴(12.2%), 공장 가동 중단(0.4%) 등도 제시했다. 제품가격을 올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한다는 기업들의 평균 제품가격 인상률은 13.8%였다.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전망을 묻는 질문에 76.1%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6개월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고려했을 때 적어도 내년 2분기인 2022년 4~5월까지 원자재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1개월 이내 0.4%, 3개월 이내 3.3%, 6개월 이내 20.2%, 1년 이내 45.8%, 3년 이내 24.2%, 3년 이상이 6.1%였다. 기업들의 매출원가 중 원자재 구입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41.0%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정부 정책으로 ▲해외자원개발 지원 등 안정적 원자재 수급처 확보(44.0%) ▲원자재 수입관세 인하(37.9%), 폐자원 재활용 지원을 통한 원자재 확보(9.9%) ▲정부의 원자재 비축물량 방출(8.2%) 등을 제시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자원 빈국인 한국은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아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성에 취약하다"며 "단기적으로는 원자재 수입관세를 인하해서 생산자 물가 안정화·소비자 물가로의 전이를 막고, 장기적으로는 해외자원개발 지원 등을 통해 안정적인 원자재 수급처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