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폐지하자고 했나? … 본질 벗어난 '폐지 반대 논쟁'

김경진 "상속세 제도 없애기는 국민정서상 어려워"

장경태 "상속세 폐지 반대, 부의 재분배 기능 필요"

이태규 "기업 승계, 상속 아닌 고용 측면에서 볼 필요"

장혜영 "상속세 폐지, 청년들 바라는 공정의 핵심과 상충"

그는 "지난 국민의힘 후보경선 과정에서, 최재형 예비후보가 상속세 폐지 문제를 제기하고 타 후보는 반대하는 등 논쟁이 있었다"고 소개하며 "최근 자산가격 상승이 배경이 되었는데, 기업 승계 과정에서의 가혹한 상속세 수준도 쟁점이 되어왔다. 부의 사회적 재분배라는 명분 만큼이나 상속세 자체의 많은 문제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상속세 과세체계 개편방안을 만들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며 "2000년 50% 최고세율로 인상된 상속세가, 현재 우리나라 경제 규모와 개인 자산구조에 맞추어 조정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각 당의 조세정책 중 상속세에 대한 방향을 설명해 달라고 말했다. ◆ 김경진 "상속세 제도 없애기는 국민정서상 어려워"

국민의힘 김경진 특보단장은 "지난번 삼성이 상속하는 거 보면서 국민들도 많이 놀랐을 것"이라고 운을 떼며 "상속세 세율이 10%에서 상속 유산의 총액에 따라서는 50%까지 되니까, 상속세가 재산 많은 사람들에게는 어마어마한 부담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단장은 "상속세 제도 자체를 완화해주는, 무력화시켜주는 제도가 가업상속제도"라고 소개한 뒤 "중소기업들이 가업을 그대로 승계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지금 공제한도가 500억 정도로 잡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소기업 쪽에서는 가업을 그대로 잇게 해달라, 상속세라는 제도 자체를 없애달라고 하는 요구를 많이 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현실적으로 국민 여론에 비춰서 없애기는 어렵다는 게 윤석열 후보의 입장"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기업들의 목소리를 잘 청취했고, 기업들이 그대로 가업을 이어받을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겠지만 상속세 제도 자체를 없애는 것은 국민 정서상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 장경태 "상속세 폐지 반대, 부의 재분배 기능 필요"

민주당 장경태 위원장은 "상속세의 경우 부모로부터 부의 대물림"이라며 "부의 대물림이든, 가난의 대물림이든 대물림이 돼서는 안된다"며 상속세 폐지에는 단호히 반대 입장을 밝혔다.

장 위원장은 "과거에는 자식의 소득이 부모의 자산을 따라갈 수 있거나 또는 넘을 수 있었다면 지금은 그런 것들이 거의 불가능한 사회로 가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상속세를 통해서 여러가지 부의 재분배 기능을 충분히 필요하고, 여러가지 부동산 관련된 세금 역시 마찬가지"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보유세 부분에 있어서도 우리나라의 경우 0.17%로 미국의 1%, 캐나다 0.87% 등에 비해 4분의 1 또는 6분의 1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며 부의 불평등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입장이다. ◆ 이태규 "기업 승계, 상속 아닌 고용 측면에서 볼 필요"

이태규 본부장 역시 상속세 폐지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보였다.

이 본부장은 "상속세는 부의 집중 현상을 조정하고 소득재분배를 통해 사회 기회균등의 가치를 실현하는 그런 제도"라도 순기능에 대한 부분을 강조했다.

반면 기업의 상속과 관련해서는 상속세 부담 때문에 가업 승계를 포기하거나 또 기업을 해외로 이전하려고 하는 움직임도 있다며 이것은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런 점에서 사회적으로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가업 승계나 포기의 경우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하는 중년 기업을 만들기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OECD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의 명목 최고세율이 각각 50%, 55%로 가장 높다. 기업 승계에 대해서는 상속의 문제가 아닌 고용의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장혜영 "상속세 폐지, 청년들 바라는 공정의 핵심과 상충"

장혜영 정의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상속세 납부 인원이 지난해 기준으로 1만 명에 불과하다"며 "세율은 50%이지만, 실효 세율의 경우에는 평균 19.6%에 불과하고, 상속세 공제가 많아서 명목세율만 갖고 다른 나라와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청년들이 바라는 공정의 핵심은 부모 도움 없이도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인데 그런 관점에서 상속세 완화라고 하는 것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주장했다.

장 위원장은 "유산을 남긴 사람들 가운데 고작 2.4%만이 상속세를 납부하고 있다"며 만약에 상속세를 완화하자는 일각의 주장이 정책으로 만들어진다면 그것이야말로 지금이 청년들이 가장 싫어하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그 이유 중에 하나가 기업 승계를 이야기하는데, 기업 그 자체가 영원히, 자자손손 최대 주주나 창업자의 것이 돼야할 이유는 전혀 없다"며 "기업을 가장 잘 운영할 수 있는 사람의 것이 돼야 한다"며 기업 승계 제도 자체도 절대적으로 보호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어 "규모가 작은 중소, 중견기업의 경우에는 가업상속공제라고 하는 제도가 이미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기업 승계를 얘기하는 것은 결국 재벌 대기업 승계를 편하게 해주자는 주장인데, 이렇게 재벌 대기업이 가족들이 승계하지 않는다고 기업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단순히 주주가 바뀔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심상정 후보는 지난 총선 때부터 세대를 생략한 상속 증여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갖고 있다"고 소개하며 "자산이 세대를 생략해서 상속, 증여될 경우에는 자녀를 거쳐서 두 번 내야 되는 것을 한번밖에 내지 않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도 과도한 대물림이 발생할 수 있으며, 미성년자 금수저가 탄생하는 배경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이런 경우에는 할증 과세를 30% 정도 적용해 대물림을 억제하겠다며 부모 잘 만나는 것이 곧 능력인 세상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