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3일 경북 포항시 북구 죽도시장을 찾은 자리에서 지지자들에게 사인해주고 있다. 이 후보는 전날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를 한시적으로 유예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사진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후보(이하 이 후보)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重課) 조치를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카드를 꺼내든 것은 청와대·기획재정부의 입장과 배치된 것이어서 당청·당정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러한 이 후보의 움직임은 집값 폭등에 따른 들끓은 부동산 민심을 달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주택자 중과세는 '투기 억제용'으로 현 정부가 만든 부동산정책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이 후보가 부동산정책에서 현 정부와 차별화를 강조하는 셈이다.
이 후보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선거를 앞 두고 지지율을 끌어 올리기 위해 조세정책의 신뢰성을 훼손시킨다는 비판이 나온다.
다주택자들이 앞으로 주택을 팔지·말지를 결정하는 의사결정포인트는 지난번 양도세 중과 유예기간에서 나타난 것처럼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지 내릴지의 전망에 달려있기에, 다주택자들의 희망을 반영한 양도세 완화조치는 다주택자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세제를 훼손하는 것, 그이상 그이하도 아니란 지적이다.
이러한 이 후보의 움직임은 집값 폭등에 따른 들끓은 부동산 민심을 달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주택자 중과세는 '투기 억제용'으로 현 정부가 만든 부동산정책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이 후보가 부동산정책에서 현 정부와 차별화를 강조하는 셈이다.
이 후보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선거를 앞 두고 지지율을 끌어 올리기 위해 조세정책의 신뢰성을 훼손시킨다는 비판이 나온다.
다주택자들이 앞으로 주택을 팔지·말지를 결정하는 의사결정포인트는 지난번 양도세 중과 유예기간에서 나타난 것처럼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지 내릴지의 전망에 달려있기에, 다주택자들의 희망을 반영한 양도세 완화조치는 다주택자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세제를 훼손하는 것, 그이상 그이하도 아니란 지적이다.
정부 반대에도…李 "다주택 양도세 한시 유예"
이 후보는 지난 12일 경북 김천 추풍령휴게소의 경부고속도로 기념탑을 방문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관련해 "제 아이디어는 (다주택자가) 6개월 안에 처분하면 중과를 완전히 면제해주고, 9개월 안에 완료하면 절반만 면제, 12개월 안에 하면 4분의 1만 면제하고, 1년이 지나면 예정대로 중과를 유지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주택자들이 종부세가 과다하게 부과돼 팔고 싶은데 양도세 중과세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입장이 조금 있는 것 같다"며 "다주택자 매물 잠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과 선거대책위원회에서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윤후덕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장은 이날(13일) '1년 정도 한시적 양도세 중과 유예가 필요하다'는 이 후보의 발언에 "오늘부터 당 정책위원회와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종부세, 재산세 등을 산출하는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 인상 속도를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9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인하에 대해 논의도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사진 기획재정부)
앞서 기획재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인하 가능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찬물을 끼얹은바 있다. 홍 부총리는 지난 2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완화 조치는 정부에서 논의된 바 전혀 없고, 추진 계획도 없음을 명확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다주택자 양도세를 한시 인하했을 땐 입법 과정에서 절세를 기대한 기존 매물 회수 등으로 다시 부동산 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의 주택 양도 중과세율을 10% 포인트 상향하는 7·10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고 지난 6월 시행했다. 2주택자는 기본 세율(6∼45%)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기본 세율에 30%포인트를 더해 최고 75%의 양도세율을 적용받게 됐다. 여기에 종합부동산세도 중과(종부세율 0.6~3.2%에서 1.2~6.0%)했다.
이 조치로 다주택자 사이에선 '집을 보유하는 것도, 처분하는 것도 어렵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최근 종부세 고지서를 받아든 다주택자들의 민심이 급격히 나빠지자 이들에게 퇴로를 열어주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주장에 대해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사진은 진 의원이 지난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노형욱 국토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오락가락하는 부동산 정책에 혼란만 가중
이미 정부가 명시적인 반대 의사를 밝힌 데다 당내 반대 의견도 적지 않아 정책 혼선만 가중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이 13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이 후보의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제안과 관련 "그것은 후보의 구상이다. 개인적으로는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실제로 다주택자 양도세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는 정책라인에서 검토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집을 팔아서 그만큼 불로소득을 얻었으면 그에 상응하는 세금을 내야 한다. 그게 조세정의에 부합하는 일"이라며 "다주택자 양도세는 완화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이 후보는 현재 집값이 하향 안정세로 들어서고 있으니 이걸 가속하기 위해서 매물을 유도하자고 하는 탄력적 사고를 하는 것"이라며 "저는 당내에서 논의할 기회가 있으면 반대의견을 내겠다만, 이 후보의 판단이 옳을 수도 있다"고 했다.
야당에서도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관련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장혜영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여당과 이재명 후보는 지지율이 오르지 않아 조바심 난다고, 겨우 안정되고 있는 부동산을 들쑤시는 일은 이제 좀 그만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지금은 극약 처방식의 대출규제를 통해 집값이 겨우 안정세에 접어든 상황"이라며 "지금 세 부담 완화를 이야기하면, 집부자들은 다시 버티기에 들어간다. 매물이 잠겨 부동산 시장이 더욱 불안해지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양도세 중과 유예 효과도 '글쎄'
앞서 정부는 지난 2017년 8월부터 2018년 3월까지 8개월간, 지난해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11개월간 양도세 중과 조치를 유예한 바 있다. 이미 두 차례나 다주택자들에게 집을 팔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었다. 이러한 조치로 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실은 너무 달랐다는 게 정부 내 판단이다. 홍 부총리는 지난 110월 국회 기재위 국정감사에서 "양도세 중과 조치를 시행하기 전 6개월 이상 유예기간을 줬는데, 매물이 나오는 것과 연관성이 없었다"고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이미 다주택자들이 자녀에게 증여하거나 '버티기'에 돌입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국 아파트 증여건수는 6만3054건으로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와 비슷했다. 간만 보고 툭하면 뒤집는 부동산정책에 수요자의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