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윤석열 종전선언 반대는 경거망동”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후보의 한반도 종전선언 반대 입장에 대해 ‘예측 불가능한 미지의 불안한 세계로 가는 경거망동한 말’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연세대 통일연구원 객원교수)은 14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진행자가 윤석열 후보의 '종전선언에 반대한다. 북한 비핵화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는 발언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11월 12일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종전만 분리해 정치적 선언을 하면 부작용이 상당히 크다고 생각한다”며 종전선언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 전 의원은 “종전선언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입구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그런데(종전선언 반대는) 문조차 열지 말자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윤석열 후보는 남북군사합의서도 파기할 수 있다 그러지 않았느냐”며 “남아 있는 평화의 장치들, 지금 이렇게 한반도가 안정되어 있는 게 군사합의서 역할이 대단히 중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군사합의서가) 정전협정 이후 최초의 군비통제합의서인데 이걸 북한, 남한 서로 안 깨고 아직까지 살아 있는 이 협정을 죽이자 그러면 어떻게 되는 거냐”고 반문했다.

 

또 김 전 의원은 ‘종전선언을 하면 주한미군이 철수하기 때문에 반대하는 사람도 있다’는 의견에 대해선 “김정은 위원장이 종전선언은 한미동맹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본인이 직접 우리한테 얘기했다”며 “이것이 주한미군 철수라든가 UN사 해체라든가 한미동맹하고는 관계없이 (북한은) 종전선언에 관심이 있다고 본인이 한 얘기”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하고 만나서 종전선언 체결하기로 둘이 합의까지 한 것”이라며 “그런데 우리가 왜 말하지 않은 것을 가지고 걱정해야 하나. 걱정도 팔자다. 그렇게 하다 보면 불안해서 사나. 아닌 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한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윤석열 후보의 종전선언 반대 입장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 수석은 진행자가 ‘윤석열 후보의 종전선언 반대 입장’에 대한 의견을 묻자 “종전선언은 북한도 찬성하고 중국, 미국, 우리 다 찬성하고 합의했던 일”이라며 “역사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방송을 들으신 청취자들도 다 확인해 보시고(윤 후보의 종전선언 반대에) 좀 의아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 문재인·이재명 "종전선언 지지" vs 윤석열 "문재명식 종전선언 단호히 반대"

호주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한반도 종전선언은 비핵화를 위한 중요한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앤소니 노만 알바네이지 노동당 대표를 접견한 자리에서 “유엔총회에서 제안한 종전선언은 70년간 지속된 불안정한 정전체제를 공고한 평화체제로 바꾸어 나가기 위한 첫걸음이며 비핵화를 위한 중요한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호주가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준 데 대해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굳건한 지지와 협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알바네이지 노동당 대표는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국가로부터 공격의 위험이 없는 섬나라 호주는 대한민국이 지금까지 평화를 위해 기울여온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며 "역내 안보 불확실성은 세계 안보의 불확실성을 초래한다. 한반도에서 70년 동안 평화가 선언되지 않았다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를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종전선언 추진 등에서 중국의 협력이 필요한 만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모리슨 총리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을 비롯한 어느 나라로부터도 (보이콧) 참가의 권유를 받은 바 없고 한국 정부도 검토하고 있지 않는다"며 "미국, 중국, 북한 모두 종전선언에 원론적으로 찬성했다.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후보도 종전선언 지지의사를 밝혔다. 이 후보는 지난 11일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에서, 한반도 종전선언에 반대하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해 “대한민국 정치인이 종전을 위해서 노력하진 못할망정 종전협정을, 전쟁의 종결을 반대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한반도)평화협정을 맺고 평화체제로 가기 전에 반드시 정전상태를 종전상태로 바꿔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같은 날 국민의힘 장영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상근부대변인은 “윤석열 후보는 한반도에서 '영원히 전쟁을 사라지게 하는' 종전선언을 지지하고, 그러기 위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와 연계되지 않고 북한의 비위를 맞추는 '문재명'식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단호히 반대한다"고 비판했다.

◆ 중국 외교부 "종전선언에 건설적인 역할 하겠다"

이날 중국 정부는 ‘종전선언과 관련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외교부 왕원빈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종전선언 관련 질문에 "한반도 전쟁 상황을 종료하고, 휴전 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것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의 중요한 구성 요소이자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기대"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왕원빈 대변인은 "중국은 6·25전쟁 정전협정의 서명국으로 관련국과 소통과 협의를 이어 나가겠다"면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건설적인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美 공화당 하원의원 35명 일방적인 종전선언 반대

반면, 한국계 영 김(김영옥·59) 美 공화당 하원의원은 14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 약속 없는) 일방적인 종전선언은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에 파멸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이라고 반대입장을 밝혔다.

최근 영 김 의원의 주도에 따라 공화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 35명이 일방적인 종전선언에 반대하는 공동서한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앞으로 보내 화제가 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영 김 의원은 “(종전선언이)지역 내 중요한 안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미국의 능력에 심각한 장애가 될 것”이라며 “전국에 있는 한인사회, 의원 동료들로부터 그동안 심각한 우려를 들었고, 이번에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종전선언은)한미동맹에 의한 전쟁 억지력을 약화시키고, 수천만 명에 달하는 미국·한국·일본인의 삶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