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공수처장 "왜 공수처만 '사찰'했다고 하나" 항변

김진욱 "검찰 59만 7천 건, 경찰 187만 7천 건, 공수처는 135건 뿐" 항변

장제원 "29일 '수사경위' 보고서 제출한다더니"... 권성동 "의원 단톡방도 털었다"

권성동 "수사능력 형편없다... '헌재 연구관'을 처장에 앉히니 '야권탄압' 보은 중"

유상범 "'공소유지 협조' 조항 신설, 위험하다"... 윤한홍 "남는 시간에 통신조회?"

김 처장은 이날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윤석열 후보는 공수처 3회와 서울중앙지검 4회, 배우자(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는 공수처 1회와 서울중앙지검 5회, 중앙지검과 인천지검에서 야당 의원을 상대로 한 게 74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처장은 통신자료 조회는 "사건관련성이 없는 사람을 (수사 대상에서) 쳐내기 위한 절차이므로 인권침해적인 절차는 아니다"라며 "수사기관으로선 단서 찾는 과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처장은 "피의자 또는 핵심사건 관계인과 관련해 통신영장, 통신사실 확인자료 허가를 받고 (조회하면) 여러 상대방과 통화한 기록이 (예를 들어) 2233, 4455와 같이 번호만 나온다. 연관성을 따지려면 누구랑 통화했는지 파악해야 한다"며 "(통신사) 3사와 알뜰폰까지 이 번호들을 보내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3항에 따라 이름, 주소,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가입일 등 제한된 5가지만 확인해달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기관 입장에선 이름이 특이한 분은 식별되지만 동명일 수도 있고 기자인지 아닌지도 알 수가 없다. 직업은 통신사에서도 조회하지 않고 가입할 때 받지도 않는다"고 부연했다.

장제원 "29일 '수사경위' 보고서 제출한다더니"... 권성동 "의원 단톡방도 털었다"

장 의원은 "제가 왜 10월 13일 공수처로부터 통신조회 당했는지 이유를 밝히라"며 "어떻게, 어떤 결론에서 조회하게 됐는지 개인정보 문제가 안 되는 범위에서 문서로 (29일까지) 제출하겠다고 했는데, 아직 제출을 안 했다. 국회의원과 처장의 약속이니 빨리 제출바란다"고 촉구했다.

권 의원도 "무슨 사건 때문에 나를 털었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 처장은 "현재 수사 중인 고발사주 의혹 사건으로 알고 있다"며 윤 후보 3회와 배우자 김 대표 1회를 비롯해 박지원 국정원장과 지인들의 통신기록도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조회했다고 밝혔다.

권 의원이 "제보사주(고발사주) 관련해 몇 명을 조회했느냐? 우리 당 83명을 털었는데 그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묻자, 김 처장은 "구체적인 숫자는 기억하지 못한다"며 "털었다고 하는데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3항에 따른 통신자료 제공요청이고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된 조회였다"고 답했다.

권 의원이 "고발사주 피의자로 입건된 건 김웅 의원과 정점식 의원 두 사람인데, 이 사건과 아무 관련 없는 나머지 의원들은 왜 다 털었느냐"며 "고발사주 사건 관련자만 범위 내에서 최소한도로 조회해야지 통화한 사람을 모두 조회하는 건 직권남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의원은 또 "단체 카카오톡방(단톡방)에 들어와서 의원들 신상을 다 털었다"며 "최소한의 범위에서 조회하고 영장 청구하고 소환해야지, 혐의자 A란 사람과 통화한, 아무 관련 없는 사람을 전부 파악하느냐. 단톡방에 들어온 사람들이 국회의원인 거 알면서 과잉이다"라고 거듭 비판했다.

김 처장은 "여러 가능성이 있다. 과하다고 말할 순 없다"며 "번호만 가지고는 의원 단톡방인지 알 수가 없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권성동 "수사능력 형편없다... '헌재 연구관'을 처장에 앉히니 '야권탄압' 보은 중"

권 의원은 "경찰과 검찰도 이렇겐 안 한다. (공수처는) 수사능력도 형편없다. 수사방법도 모르고 (수사도) 안 해 본 사람들로 처장, 차장을 임명하니 멋대로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 처장을 향해 "민주당이 일개 헌법재판소 연구관을 처장에 (앉히니) 보은하는 거 아니냐" "임명해줘서 고마워 '정치탄압하자', '야권 탄압하자', '대선 개입해서 공 세우자'는 의도 아니냐"라고 몰아붙였다.

김 처장은 지그시 눈을 감더니 "지나친 말씀"이라고 답했다.

권 의원은 "입장바꿔 생각해보라. 이재명 후보는 2016년 본인 측근을 통신 조회한 데 대해 '전방위적 사찰'이라고 했는데, 국회의원과 언론인 등 400여 명이 당했는데 사찰이 아니고 뭐냐"고 거듭 따졌다.

유상범 "'공소유지 협조' 조항 신설, 위험하다"... 윤한홍 "남는 시간에 통신조회?"

유상범 의원이 "공수처가 공소를 제기했는데 인력사정이 안 좋으니, 검찰에 인력과 공소유지 지원을 요청하는 취지냐"고 묻자, 김 처장은 "그런 취지도 포함한다"고 답했다.

유 의원은 "공수처는 검사인데, 공소 제기해서 공소 유지하는데 또 검찰에다 공소유지 인력을 지원하고 공소유지를 대신해달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올해 1년간 기소한 게, 직접 공소 유지한 게 한 건도 없다"고 꼬집었다.

김 처장은 "협력해서 하자는 말이고 공수처 인력이 23명"이라며 "기소권이 없고 수사권만 있는 경우, 수사 완료 후 중앙지검에 송부한다. 공소유지 부담이 점점 늘어날 경우 우리 인력 23명이 수사할 여력은 점점 줄어드는 사정 때문에 이런 조항이 필요하다"고 재차 주장했다.

유 의원은 "공수처 업무부담이 있으니 사건은 내가 기소할 테니 검찰이 공소를 유지해달라는 것"이라며 "기관 간 관계에서 필요에 의해 도움을 요청할 수 있지만 이런 식으로 법에 규정하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윤한홍 의원은 "타 기관에 공소제기와 유지를 협조 요청하면 공수처 직원이 다른 일을 할 여력이 생길 텐데, 남는 시간엔 통신 조회하려고 그러느냐"며 "처음에 출범할 때부터 문제가 있었지만 출범 과정에서도 무리하게 여당 맘대로 고치고 고치고 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