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무슨 자격으로 2차 가해 성립 운운... 공당 대표가 가진 인식 참담"
"가벼운 말로 진실 왜곡 말라... 이준석에 엄중 경고"
복기왕 "대선 후보 부인의 천박한 인권 인식이 국제적 물의를 일으킨 것"
◆…지난 2022년 1월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내용을 다루는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의 '보수는 돈을 주니까 미투가 안 터진다'는 발언을 옹호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한 더불어민주당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이 대변인은 이날 오후 '참을 수 없는 이준석 대표 발언의 가벼움'이란 제목의 논평에서 "여러 외신에까지 보도되며 국제적 망신을 사고 있는 사안에 대해, 공당의 대표가 가진 인식이 참담하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김건희씨의 발언인 '보수는 돈을 주니까 미투가 안 터진다'는 언급한 것에 대해 '본인의 느낌을 평가로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며 '사적인 전화 통화를 했다는 것 가지고 2차 가해란 표현은 성립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고 쏘아 붙였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뉴스토마토 '노영희의 뉴스in사이다'에 출연해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피해자인 김지은씨가 사과를 요구한 데 대해 "(김건희씨가) 사적인 전화 통화 상으로 대화를 했다는 것에 2차 가해라는 표현이 저는 성립하기가 쉽지 않다 본다"며 "그런 어떤 발언이 김지은씨의 명예를 훼손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이 대변인은 관련해 "김(건희)씨는 미투에 대한 폄하만 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를 직접적으로 언급했다"며 "또다시 소환된 피해자가 김씨에게 직접 사과를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표가 바라보는 세상은 참으로 자의적이고 왜곡되어 있다"며 "보수언론에서조차 이 대표의 선거 전략이 성별간 대립 구도에 올라탄 '혐오 마케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젠더 갈등을 이용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정상적인 청년의 상식으로 지금의 상황을 바라보는 것이 우선"이라며 "그런데 당 대표가 나서서 자당의 대통령 후보 부인인 김건희씨를 두둔하기 위해 '미투 폄하 발언'조차 아무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통화 내용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구체적으로 말해달라'고 한 것은 예고편이었나 보다"라고 힐난했다.
이 대변인은 "이 대표에게 엄중하게 경고한다. 가벼운 말로 진실을 왜곡하지 말라"며 "이 대표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김씨의 반사회적인 사고, 부적절한 사고에 대해 공당의 대표로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복기왕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도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등 외신들은 일제히 김씨를 ‘대통령 후보 부인’으로 소개하며 김씨의 망언을 상세히 보도했다"며 "대통령 후보 부인의 천박한 인권 인식이 국제적 물의를 일으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씨의 발언이 외신에서도 화제로 다룰 만큼 문제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복 대변인은 "같은 매체는 얼마 전 윤 후보의 '멸공 챌린지' 논란을 보도하기도 했다"며 "뒤이어 김씨의 '미투 발언'까지 야당 대통령 후보 부부가 나란히 논란에 오른 셈"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미투 운동은 국적과 성별, 지위를 떠나 수직적 위계 사회에서 폭력을 겪은 피해자들과 함께 하는 사회적 연대운동"이라고 설명하며 "그런데 '돈을 안 챙겨줘서 터졌다'는 식의 인식은 마치 성매매를 연상케 하는 발언으로 피해자들을 두 번 죽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뒤늦게 '부적절한 말을 했다', '송구했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 대리사과로는 사태를 제대로 수습할 수 없다"면서 "김씨는 자신의 발언으로 또다시 고통을 겪을 피해자들과 국민께 직접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사건 피해자인 김지은 씨는 전날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통해 낸 입장문에서 "법원 판결로 유죄가 확정된 사건에조차 비아냥으로 대하는 김건희 씨의 태도를 보았다"며 김씨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했다.
앞서 김건희씨는 지난해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 통화하면서 "미투도 뭐하러 잡자고 하냐고"라며 "난 안희정이 솔직히 불쌍하더만. 나랑 우리 아저씨(윤석열)는 되게 안희정 편이다"라고 말한 사실이 지난 16일 MBC '스트레이트' 방송을 통해 알려졌다.
김 씨는 이 기자와의 통화에서 또 "보수들은 챙겨주는 건 확실하지. 그렇게 뭐 공짜로 부려 먹거나 이런 일은 없지. 그래서 미투가 별로 안 터지잖아, 여기는"이라며 "미투 터지는 게 다 돈 안 챙겨 주니까 터지는 거 아니야"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보수는 돈 주고 해야지 절대 그러면 안 된다. 나중에 화 당한다. 지금은 괜찮은데 내 인생 언제 잘 나갈지 모르잖아"라고 언급했다.
김씨는 '스트레이트'에 낸 서면답변에서 보수진영을 두고 '챙겨주는 건 확실해서 미투가 별로 안 터진다'는 식으로 말한 데 대해 "성을 착취한 일부 여권·진보 인사들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매우 부적절한 말을 하게 됐다"며 사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