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尹 장모 무죄?"… '유검무죄 무검유죄' 확인, 후안무치 판결

추미애 "정의를 팽개친 사법 반란"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장모 최은순 씨의 불법요양병원 운영 혐의 무죄 판결에 대해 '후안무치의 판결'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추 전 장관은 28 페이스북에 장문의 비판 글을 올려 2심(항소심) 재판부의 판결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25일 최씨의 불법요양병원 운영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의 징역 3년을 뒤집은 것이다.

이에 대해 추 전 장관은 '유검무죄 무검유죄'를 확인해 준 후안무치한 판결이라고 재판부를 직격했다.

추 전 장관은 우선 "1심은 장모 최씨를 요양병원 설립과 운영을 한 공범으로 판단했으나 항소심은 장모 최씨는 단순 금전 대여자이고 병원 설립과 운영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심은 '책임면제각서'를 유죄의 스모킹 건으로 판단했으나, 경찰 불입건 사유처럼 항소심은 무죄의 증거로 봤다고 추 전 장관은 덧붙였다.

또 1심은 동업자에 대한 앞선 재판의 증인으로 장모 최씨가 병원 공동 운영을 시인했던 과거 진술을 유죄의 주요 증거로 보았으나, 항소심은 이 증거를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추 전 장관은 사건 전개를 다시 요약해서 올렸다.

주씨와 의사인 한씨는 장모 최씨와 구씨를 동업자로 끌어들였다. 장모 최씨에게 "2억 원을 투자하면 기존에 변제하지 못한 3억 원까지 더해 5억 원을 지급하겠다"고 말했고, 구씨에게는 "10억 원을 투자하면 의료법인 이사장 직함을 주고 병원을 운영해 월 4억 원의 매출을 창출하고 그 수익금으로 투자금을 모두 변제해 주겠다"고 말했다.

이후 2012년 11월 최씨와 구씨의 이름 가운데 글자를 하나씩 따 "승은 의료재단"이라 하고, 최씨와 구씨는 공동 이사장에 취임해 2013년 2월 요양병원을 개설해 운영을 시작한다.

그 후로도 최씨는 주씨의 요청에 따라 요양병원 운영자금 2억여 원 송금, 건물 시설 추가 인수를 위해 자신의 집을 담보로 제공하고 17억 원을 은행대출 받는 등 총 21억 원을 투자했다.

또 장모 최씨의 사위 유씨는 2013. 6.부터 3개월 간 행정원장으로 근무하며 신규직원 채용등 병원 운영과 관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5월 장모 최씨는 주씨에게 책임 면제각서를 요구했는데, "최씨가 병원 경영에 전혀 관여 하지 않았음으로 민형사상에 대해 모든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문서의 명의자는 공동이사장인 구씨로 돼 있다.

이후 2014년 7월 장모 최씨는 공동이사장에서 사퇴하고, 2013. 2.~ 2015. 3.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22억 9천여만 원 지급받았다.

한편 2015년 2월 경찰은 승은 의료재단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다. 그런데 경찰은 책임면제각서를 근거로 최씨 만 불입건하고, 주씨와 구씨 등은 공범 등으로 실형을 받게된다.

추 전 장관은 언론보도를 인용해 "비록 투자한 액수는 다르지만 같은 시점에 같은 이유로 투자했고 공동이사장을 지낸 두 사람가운데 구씨만 기소하고 최씨를 불기소한다는 것은 합리적 설명이 불가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후 장모 최씨 사건은 2020년 10월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로 2020년 11월 장모 최씨가 불구속 기소되고, 2021년 7월 2일 의정부 지법은 장모 최씨에 대해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1심 판결에서는 특히 '책임면제각서'를 유죄의 스모킹 건으로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 자신이 이 사건 의료재단 및 병원운영에 관한 법적 책임을 지게 될 상황이 발생할까 염려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진정으로 이 사건 의료 재단 및 병원 설립 운영에 관여한 사실이 없어 자신이 법적 책임을 질 염려가 전혀 없다면 굳이 주씨에게 책임면제 각서 및 인증서의 작성 교부를 요구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라고 판단했다.

더구나 책임면제각서 명의자인 구씨가 "서명의 필적이 자신의 것이 아니고 위조된 것"이라 증언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장모 최씨가 투자자가 아니라 단순 대여자로 공동 운영에 관여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면서, 오히려 1심 유죄 판결의 스모킹 건이 되었던, 작성자가 위조라했던 책임면제각서를 무죄의 증거로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주씨가 여러 사람으로부터 의료재단 이사장 자리를 미끼로 자금을 편취하는 행각을 보고 법적 책임을 지게 될까 염려되어 책임 면제각서를 받은 것이라는 피고인(최씨)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1심 증인이던 구씨는 항소심에서는 불출석했다.

추 전 장관은 "최씨는 주씨에게 돈을 주었는데 (위조된) '책임면제각서'는 같은 투자피해자인 구씨로부터 받았다. 만일 항소심 판단대로 주씨의 추가 자금 대여 행각 때문에 이에 대한 책임이 두려웠다면 10억 이상의 큰 피해를 입은 구씨의 책임면제각서가 왜 필요했나 의문"이라고 짚었다.

특히 1심은 2015년 공범 재판에서 장모 최씨 진술을 유죄의 유력한 증거로 삼았으나 항소심은 아예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동업자 측 변호인이 최씨에게 "증인이 이사장이 된 이후에는 병원 운영에 적극 관여할 의도로 사위까지 고용해서 병원 운영에 관여한 것인가요?"라고 묻자, 최씨는 "예, 제가 의도치 않게 병원 이사장직을 맡게 되니까 2억을 주면 손떼겠다고 했는데 그 돈을 안줘요. 그래서 그러면 이 병원을 제대로 운영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사위를 보낸 것입니다"라며 병원 운영에까지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보임에도 항소심은 외면했다는 지적이다.

추 전 장관은 "사법이 사법답지 않으면 사법폭력이 된다"고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을 비판했다.

한편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최씨 무죄 판결한 윤강열 판사를 탄핵하라'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됐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항소심 재판장인 윤강열 부장판사는 윤석열 후보와 사법연수원 동기이며, 최씨 변호를 주도한 유남근 변호사와도 친분 있는 관계로 알려졌다.

윤 부장판사와 유 변호사는 고려대 법대 동문, 사법연수원 23기 동기로 지난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수원지법에서, 2014년부터 2017년 2월까지 서울중앙지법에서 함께 근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