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오후 6시~7시30분 현장 투표... 정개특위 소위 의결

투표연장法 국회소위 통과... 확진자 현장 투표 가능토록 法 개정

도착 어려운 경우 낮 시간대 별도 투표소 투표... 교통편의 제공 규정 포함

일몰 적용 여부·선거구 획정 문제는 쟁점... 오후 5시 전체회의 열어 의결키로

코로나19 확진자와 자가격리자의 대선 투표권을 보장하기 위해 3.9 대선 본투표 당일 오후 7시 30분까지 투표를 연장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10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국회 정개특위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소위원회를 열고 코로나19 확진자·밀접접촉자·격리자의 참정권 보장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잠정 합의했다. 개정안은 법사위에 이어 본 회의까지 통과하면 오는 15일 선거 관계장관 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앞서 전날 특위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폭증하면서 선거 당일에는 많게는 수십만명의 확진자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대선 당일 6~9시에 확진자가 별도 투표를 하는 내용 등을 개정안에 담은 바 있다.

하지만 이날 특위에서 선관위가 투표시간을 3시간 연장할 경우 행정 비용이 약 23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반대 의견을 펴면서 여야는 재논의를 시작했고, 결국 현행 투표시간 종료 이후 오후 6시~7시30분까지 투표를 할 수 있도록 기존안을 1시간 반을 줄였다.

대신 특위는 개정안에 유권자의 교통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무규정을 부여하고, 거주지와 투표소 간 거리가 멀어 오후 7시30분까지 투표소에 도착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별도 투표소를 마련해 낮 시간에 투표를 할 수 있게 했다.

정개특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영배 의원은 법안소위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투표 시간을)오후 7시 30분까지 약 1시간 30분을 연장하는 것으로 내용 정리가 됐다"며 "현재도 국민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는데 거기에 교통 편의 `등` 이란 표현을 좀 넣어서 '감염병 환자들에 대해 국가가 책임지고 이동권을 보장할 수 있는 조항을 분명히 넣자'고 사실상 합의가 됐다"고 전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정개특위 위원도 이날 "초기엔 시간을(오후 9시까지) 더 늘리자고 했으나 선관위 인력 사정 등을 고려해서 일단 시간은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투표시간 연장에 일몰을 적용할지 여부와 선거구 획정 문제는 쟁점으로 남아있다.

김 의원은 "이후 코로나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고 더 강화된 제도를 만들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추가 논의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며 "그래서 일몰을 하지 말고 선관위가 의견을 내면 그때 재논의하자는 입장"이라고 했다.

선관위는 이번 대선에서만 투표시간 연장을 적용하도록 일몰 기한을 정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특위는 향후 코로나19 상황의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일몰에 반대 의견을 전했다.
  특위는 이날 오후 소위원회를 속개해 확진자·밀접접촉자·격리자에 대한 외출 허가와 교통편의 제공 등을 위한 논의와 일몰 적용 여부, 공직선거법 개정안 중 지방 선거구 획정 문제에 대해 세부 규정을 마련한 뒤 오후 5시 전체회의를 열 예정이다.

한편,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1월 기준 등록 인구를 분석한 결과 선거 당일 투표에 차질을 빚은 유권자가 전체의 2.7~3.5%에 달했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지난 7일 이달 말 일일 확진자가 10만~17만 명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 경우 확진자 격리 기간 7일을 기준으로 선거 당일 확진자는 최대 119만명에 달할 수 있다. 전체 18세 이상 유권자 4417만 명 가운데 약 2.7%가 격리 기간에 발이 묶이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