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완주' 安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여전한 단일화 '설왕설래'

安 "안중근 의사의 거룩한 유지 받들어... 대선 일정 다시 시작"

이태규 "安, 전일 尹에 '너무 늦었다' 문자"... 단일화 결렬 책임은 "국힘에"

이양수 "갑자기 '결렬됐다'길래 다들 의아해... 희망의 끈 놓지 않을 것"

李, 安에 러브콜 "진영과 편을 가르지 않고 통합의 정부로 나아가야"

안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중근의사 기념관을 다녀왔습니다. 다시 첫걸음을 내딛겠습니다'라는 글을 통해 "찬바름 부는 어제 아침, 서울 남산에 있는 안중근의사 기념관을 다녀왔다"고 공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안 후보는 '순흥 안씨'로 안중근 의사의 후손이다.

그는 "안중근 의사는 우리 독립운동사의 영웅"이라며 "'견리사의 견위수명(見利思義見危授命)', 안 의사께서는 이로움을 보았을 때 정의를 생각하고 나라가 위기에 빠졌을 때 목숨을 바치라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안 의사의 '동양평화론'은 침략자인 일본마저 감화시킨 원대한 사상"이라며 "1909년 하얼빈 역에서 안 의사께서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세 발의 총탄은 원한이나 증오심을 넘어 패권 장악에 혈안이 된 제국주의 침략 정책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중근 의사께서는 지금으로부터 113년 전에 이미 인류 보편의 가치와 행복을 추구하신 선구자였다"라며 "안 의사께서는 과거와 싸운 게 아니라 미래를 위해 싸운 분이셨다. 안 의사님 기념관을 나오면서 님의 거룩한 유지를 받들겠다고 거듭 맹세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 후보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대선 일정을 다시 시작한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다시 거리에서, 시장에서, 삶의 현장에서 만나뵙겠다"라며 "날은 춥지만, 봄이 머지 않았다"라고 선거운동 재개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 국당 "安, 완주 전폭 지지... 단일화 시간 지나가", 국힘 "결렬 선언 의아... 본 투표 전까지도 단일화 가능"

이날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국회에서 진행한 선대위 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안 후보의 '완주 의지' 기자 회견을 전폭 지지하고 그의 완주와 당선을 위해 선거대책위원회가 최선을 다해 노력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에 따르면 안 후보는 전날 후보 간 만나서 얘기하자는 윤 후보에 "그전에 단일화에 대한 윤 후보 입장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윤 후보는 거듭 만남을 요청했다. 그러나 안 후보가 "그 전에 실무자들끼리 큰 방향을 정하고 그다음에 후보 간에 만났어야 한다', 이런 취지의 말을 했는데 그것을 아마 윤 후보가 '실무자간 논의하자'고 받아들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이후 윤 후보가) '실무자를 지정해달라'고 해서 안 후보가 '생각해보겠다'고 했는데 생각해보겠다는 것은 의례적인 말이고 '이전에 책임 있는 실무자를 지정해서 논의가 이뤄졌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취지의 말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이미 그런 과정이 있었어야 하는데 지금은 너무 늦었다', 이런 취지의 말을 한 것이고 이에 통화를 마친 뒤 그런 취지와 함께 완주 의지를 담은 문자메시지를 윤 후보에 보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가 단일화 결렬 선언을 한 배경에 대해선 "국민의힘에서 후보 사퇴설, 경기지사 대가설까지 퍼뜨리는 악의적 일들을 해 단일화 의지에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며 "흑색선전에 가까운 가짜뉴스였고 단일화를 방해, 실질적으로 거부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두 후보 간 신뢰를 떨어뜨리는 알지 못 하는 일들이 기정사실화돼 일부 언론이 그대로 쓰고 확산시키는, 그래서 안 후보가 겉과 뒤가 다른 것처럼 하는 것은 엄하게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이 본부장은 안 후보가 제안한 100% 국민 여론조사 방식 단일화를 국민의힘이 수용할 경우에 대해선 "그런 제안이 온다면 선대위에서 논의해봐야겠지만 어제 안 후보가 판단했을 땐 신뢰와 진정성을 (가질) 시간이 지나간 게 아닌가 한다"고 전했다.

권은희 원내대표도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가짜뉴스 등을 지적하며 "대통령 후보로 국민께 나선 후보에게 할 수 있는 최악의 네거티브고 마타도어"라며 "이런 부분들이 윤 후보와 함께 국민의힘이 팀플레이로 서로 역할을 나눠서 했던 것이었다고 판단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의 단일화 결렬 선언에 국민의힘 측에선 당혹감을 드러냈다.

이양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오전 10시 (윤 후보와 안 후보의) 통화에서 윤 후보가 먼저 만나자 제안했고, 안 후보가 담당자 정해서 만나자고 말했다"며 "이후 기자회견이 갑자기 잡혔다길래 무슨 회견인가 궁금했는데 갑자기 (단일화가) 결렬됐다고 말하길래 다들 의아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측에선 단일화 논의의 불씨를 완전히 꺼뜨리지는 않고 있다. 이날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권교체는 다른 어떤 것에 우선하는 대의 중 하나"라며 "정권교체를 위해서 어떤 노력이든 계속해서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도 "(단일화에)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며 단일화 마지노선에 대해 "사전투표 전까지, 솔직히 본 투표 전까지 가능하다고 본다. (사전투표가 사표가 되더라도) 본 투표로 가져가면 승산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정치는 생물이다"라며 "대선 기간에는 하루라는 시간이 평소 한 달 이상의 아주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변화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단일화 가능성이 아직 살아있음을 시사했다.

◆ 李, 安에 러브콜 "정부는 통합정부여야 한다고 말씀 드려왔다"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단일화 결렬 선언을 한 안 후보를 향해 재차 '열린 메시지'로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이 후보는 21일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진영과 편을 가르지 않고 유능한 인재들이 적재적소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통합의 정부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전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안 후보의 구체제 정치 종식과 새정치를 향한 정체교체의 열망 의지에 공감한다"고 쓴 바 있다.

다음날 이 후보는 관련 질문에 "(페이스북에) 써놓은 게 전부다"라며 "꽤 고민해서 쓴 글"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는 양대 정당 독점이라는 현재 정치체제가 잘하기 경쟁보단 발목잡기 경쟁을 유발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해왔다"라며 "국민들의 제3의 선택과 표의 등가성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교체를 위해 선거제도를 포함한 정치제도를 바꿔야 한다. 정부는 통합정부여야 한다고 말씀 드려왔다"라며 "(페이스북 글을 통해) 개헌을 포함한 대대적 정치개혁이 필요하고 정권교체를 넘어 정치교체, 그 다음에 시대교체가 돼야 한다는 것을 한 번 더 상기시켜드렸다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우상호 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도 이날 안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정치라는 게 가능성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우리가 같이 하면 국면 자체가 유리해질 수 있다"며 "어제 윤 후보하고 단일화 게임이 결렬된 바로 다음 날인데 바로 우리하고 뭐가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를 드리긴 어렵다. 4자 구도로 가는 것도 불리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