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시아 '전범 재판' 가능성 거론... "모든 것 테이블 위에"

그린필드 유엔주재 美대사 "러시아는 침략자...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있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ICC에 '전범 조사' 나설 것 촉구

美·EU·캐나다 등 러시아 국제 금융 결제망 퇴출 공동성명 발표

바이든 "러 규탄, 한국 등 민주주의 국가 동참" 밝혀

미국 정부 당국자가 러시아를 국제형사재판소(ICC) 전범 재판에 회부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27일(현지시간) 방송된 CNN 주간 시사프로그램 '스테이트오브더유니언'에 출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으로 간주해야 하냐는 질문에 "그들은 침략자"라고 답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8일 전했다.

VAO 보도에 따르면 그린필드 대사는 "마땅히 책임을 물어야하고, 유엔이나 어느 곳에서도 관련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전범 재판 여부에 관해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모든 차원에서 러시아에 책임을 묻도록 하는 중"이라고 힘줘 말했다. ◆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ICC에 '전범 조사' 나설 것 촉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침공이 "학살 신호를 보여주고 있다"며,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ICC가 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행위가 "국제 재판을 받아 마땅하다"고 밝힌 뒤, "그들의 전쟁 범죄 행위들을 기록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의 용감한 방위력이 없었다면 더 많은 전범 행위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美·EU·캐나다 등 러시아 국제 금융 결제망 퇴출 공동성명 발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지도자들은 26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통해,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차단하는 제재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러시아의 대 우크라이나 전쟁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이어진 국제 규칙과 규범에 대한 공격"이라며 "우리는 이(규범)를 수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를 위한 조치로 우선, 선별된 러시아 은행을 SWIFT 시스템에서 제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 "(러시아) 은행들이 국제 금융시스템과 단절되고, 전 세계적으로 운영 능력이 손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제재를 통해 "러시아에 책임을 묻고 이 전쟁이 푸틴 대통령의 전략적 실패임을 확실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러시아 중앙은행의 지급준비금 사용을 방지하기 위한 제재도 부과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일정한 금액을 투자한 외국인에게 시민권을 주는 이른바 '황금 여권(골든 패스포트)' 판매가 러시아인에게는 제한된다.

이런 조치는 러시아 정부에 연계된 러시아 부호들이 서방의 시민권을 획득해 금융 시스템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성명에 명시했다.

◆ 바이든 "러 규탄, 한국 등 민주주의 국가 동참" 밝혀 바이든 미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을 거듭 규탄하며 한국, 일본, 호주 등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도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유튜버 브라이언 타일러 코헨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응에 관해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며, "러시아를 물리적으로 공격해 제 3차 세계대전을 시작하거나, 국제법을 위반한 나라가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자를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하고 푸틴 대통령이 장기적으로 심각한 대가를 치를 것임을 강조했다.

이어 대(對)러시아 제재 국제 공조와 관련, "유럽 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일본, 한국, 호주도 그렇다"며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이 단합하면 혼돈을 줄이는 전망을 높인다"고 말했다.

◆ 러 침공 나흘째, 우크라이나 강렬 저항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나흘째인 27일, 양측 병력이 수도 키예프 등 주요 도시 통제를 두고 교전을 계속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르키우에 진입한 러시아군은 강렬한 저항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측은 이날 하르키우에서 폭발이 보고됐다고 밝히고, 러시아군이 가스관을 폭파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군은 다른 지역에서도 석유와 가스 시설을 공격하고 있다.

이날 수도 키예프에서 남서쪽으로 30km 가량 떨어진 바실키프에 러시아 미사일이 떨어져, 유류 시설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시 당국이 온라인 동영상을 통해 밝혔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